[뉴스핌=허정인 기자] 개인들의 달러화 예금이 크게 늘어, 예금 잔액이 100억달러에 육박했다. 최근 4개월 연속 증가세이며,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이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다만 기업은 달러화를 포함해 외화예금 잔액을 줄였다. 차입금 상환 등의 목적이다.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은 17일 ‘2016년 9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665억달러로 지난달보다 8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올해 5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외화예금 잔액은 이번 9월에 감소로 돌아섰다.
이는 기업의 영향이 컸다. 기업의 외화예금 잔액은 전월보다 16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차입금 상환 목적이 주를 이뤘다. 고석관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비은행 금융사가 대기업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 달러화 예금을 인출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달러화 예금을 전월보다 11억7000만달러 줄였다.
반면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해외채 만기도래로 주춤했던 5월을 제외하곤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달러화 예금은 전월보다 7억7000만달러 늘어, 9월말 현재 9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달러화 자산을 늘리는 모습이다.
고석관 차장은 “올해 중순부터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개인이 투자성 예금운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외화예금 잔액을 통화별로 보면 전액의 85.0%를 차지하는 달러화 예금(565억2000만달러)은 전월보다 4억달러 감소했다.
위안화(2.4%·16억달러) 및 유로화(4.6%·30억5000만달러) 예금도 증권사의 만기도래, 정기예금 인출 등으로 각각 3억달러, 4000만달러씩 줄었다.
반면 엔화(5.8%) 예금은 전월보다 9000만달러 증가해 38억4000만달러가 됐다. 고석관 차장은 “9월 중 니케이지수에 연동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1~8얼 평균 대비 6.5배 가량 발행됐다”면서 “증권사의 엔화 예금 잔액이 대폭 늘었다”고 전했다.
내국인을 비롯해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이 국내(국내은행·외은지점)에 예치한 외화 예금을 거주자 외화예금이라고 한다. 거주자 외화예금이 감소하면 국내은행 입장에서는 외화 차입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동시에 원화 외의 자금조달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