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방글 기자] OCI 새만금에너지(SE) 매각을 추진 중인 OCI가 매각 대금을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인수에 사용할 전망이다. OCI는 오는 21일 OCI SE 예비입찰을 앞두고 있다.
<사진=뉴시스> |
18일 투자증권업계는 OCI SE의 가치를 5000억원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OCI SE는 새만금 지역 내 유일한 집단 에너지사업자로 300MW 규모 석탄 열병합 발전소다. 석탄을 원료로 산업단지 입구 기업과 상업시설, 주거시설에 전기나 열을 공급하는 것이다.
다른 발전소와 비교해 원가율이 낮은 데다 앞으로 전력도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독점적 새만금 산단 스팀 공급권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투자 매물이라는 평가다.
이우현 OCI 사장 역시 “산단에 기업 입주만 완료되면 OCI SE는 향후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상업가동한 OCI SE의 열병합발전소는 3개월 동안 매출 342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GS에너지와 포스코에너지, 한화에너지, 미래엔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OCI는 5000억원의 가치 중 OCI SE의 부채를 제외하더라도 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CI는 매각 대금을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을 인수하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OCI는 일본 도쿠야마사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제조법인 지분 16.5%를 26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당시 OCI는 내년 3월 31일까지 100% 지분 인수 여부 논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OCI 경영진은 이미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100% 지분 인수를 이미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OCI가 인수를 결정한 이 공장은 연산 2만t 규모의 태양광용‧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통 2만t 규모의 공장을 신설하려면 2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본 말레이시아 공장 지분 100% 인수에는 최대 20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때문에 공장 인수를 통해 10분의 1 수준의 금액만 투입, 폴리실리콘 분야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OCI 내부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OCI SE 매각만 계획대로 진행되면 폴리실리콘 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매각 대금을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인수에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다만, OCI SE의 매각 불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의 사업 수완이 좋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집단에너지 사업자 총 35개 중 22개 사업자가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28개 열병합발전 사업자 중 18개 사업자(64.3%)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이미 매물로 나왔지만 흥행에 실패한 회사도 많다. 한진중공업은 올초 발전자회사인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 대륜 E&S를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매각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고, 본입찰에는 미래엔 한 곳만 참여한 상태다.
게다가 OCI SE의 경우, 새만금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이 4곳에 불과하다. OCI SE가 운영중인 열병합발전소의 발전 용량을 고려하면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OCI SE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규제 정책이 이중 삼중으로 겹쳐 있는 데다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OCI SE가 매력적이라고 한들 에너지사업 자체에 매력이 없는데 매각하겠다고 나서는 회사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진중공업 에너지 계열사 입찰에 참여한 미래엔의 입찰 가능성이 낮은 만큼, OCI SE는 은행권 컨소시엄을 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