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 증시가 파죽지세로 상승, 18일(현지시각)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해외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은 ‘그림의 떡’이다.
파운드화가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밀린 데 따라 주식 투자로 올린 수익률을 모두 토해 내고 손실을 입었기 때문. 환헤지 없이 영국 증시에 베팅했던 해외 투자자들이 강세장에 곡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 파운드 <사진=블룸버그> |
이날 업계에 따르면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연초 이후 11.3% 뛰었다.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로 인해 단기 급락했던 주가는 강한 상승 반전을 이뤘다.
지수에 편입된 종목의 대다수가 해외 매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파운드화 하락이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FTSE100 종목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국내 비중은 28.5%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에 영국 국채와 파운드화를 강타했지만 주가가 이날 장중 7128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운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셰어 MSCI 영국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초 이후 7.2%의 손실을 냈다. 환헤지 설정이 없는 이 ETF는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률뿐 아니라 파운드화 하락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이와 달리 아이셰어 환헤지 MSCI 영국 ETF는 같은 기간 11.8%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록해 영국 증시 상승률과 흡사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환헤지 ETF의 투자 자산은 1억1400만달러에 불과한 반면 환헤지 설정이 되지 않은 ETF의 자산은 2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증시에 베팅한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미국 S&P500 지수에 비해 3배 가까운 상승률에도 손실을 떠안은 셈이다.
한편 영국 파운드화는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17% 이상 폭락했다. 대부분의 낙폭은 6월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발생한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