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베트남 시장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설정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주식 뿐만 아니라 채권, 공모주 등 투자자산을 다양화한 게 인기 비결로 꼽혔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데스자산운용의 베트남 헤지펀드 4개의 전체 설정액은 지난 21일 기준 1003억6648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설정된 '신짜오 1호'의 설정액이 783억원으로 가장 크다. 이 펀드는 베트남 주식을 매수(롱)하고, 국내 주식을 매도(숏)하는 운용 전략을 활용한다.
운용 초기 100억원대에 비해 8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이 펀드는 누적 수익률이 13%대에 이른다.
지난 8월 출시된 '신머이' 1호와 2호는 각각 59억원, 34억원이다. 이들은 베트남 주식에 대해서 롱 전략을 취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투자 종목수를 10~15개 정도로 압축한다.
지난달 20일 설정된 '신머이 B&I' 2호도 빠른 속도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펀드 설정액은 127억원으로 이중 개인 자금만 30억원 안팎이다. 현재까지 펀드가 유치한 전체 자금은 240억원 수준이다.
펀드명인 B&I는 채권을 뜻하는 본드(Bond)와 기업 공개를 뜻하는 IPO에서 앞글자를 따왔다. 베트남 국채와 공모주에 분산투자하는 것이다. 전체 자산의 80%를 베트남 국채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산을 IPO에 담는다.
특히 이 상품은 베트남 채권에 투자하는 첫 헤지펀드다. 앞서 출시한 헤지펀드들은 중장기적 성장성을 기대하고 주식에 집중 투자했지만, 주식 투자 리스크보다는 안정성을 선호하는 개인들의 수요가 있어 채권형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최저 가입금액은 1억원 이지만, 일반 지점 고객들의 수요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연인 한국투자증권 홍제동지점 차장은 "국내 주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저평가된 베트남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많다"며 "경제전망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외국인 투자한도가 개방됐다는 점들도 주목하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송상종 피데스자산운용 대표는 "고위험보다는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많기 때문에 이 펀드를 설정했다"며 "주식, 채권 등 자산에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는 펀드 라인업을 구축했기 때문에 투자성향에 맞춰 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데스는 베트남 특화 운용사로 호치민 현지 사무소를 10년째 운영 중이다. 현지에서 전문 인력들이 베트남 상장기업 탐방과 분석 등을 통해 리서치 자료를 만들어내면 이를 펀드 운용에 활용하고 있다.
한편, 전체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6조2153억억원으로 지난 1월 대비 2조7408억원이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