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그동안 높은 몸값을 구가하던 아시아 고수익채권(하이일드) 시장에 경고가 제기됐다.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고수익채권 가격을 끌어올린 주된 원인이고, 국내 채권 발행이 어려워진 중국 기업이 역외(달러채권)로 눈을 돌리면서 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기업들의 부채 부담을 가중시켜 고수익채권 시장에 암운을 드리울 것이란 지적도 함께 나왔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26일 자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하이일드채권 투자자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며, 이는 그동안 아시아 투기등급 채권 시장의 아웃퍼폼이 대부분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는 사실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3분기 동안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시아 고수익채권과 미 국채 간 금리 차이는 1%포인트 가량 좁혀졌다. 이는 투자 등급 채권이 기록한 0.3%포인트보다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고수익채권 가격 상승세는 높은 수요보다는 부족한 공급이 만들어낸 측면이 대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슈로더의 레이몬드 치아 아시아 크레딧 리서치 팀장은 "아시아 정크본드 가격 상승은 긍정적인 펀더멘탈 측면보다는 공급 부족을 더 많이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아시아에서 달러 표시 고수익채권 발행량은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급감한 바 있다. 반대로 이 기간 같은 등급 위안화 표시(역내) 채권 발행량은 올해 무려 3배 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업체들이 국내에서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면 역외에서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채권 금리도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중국 증권 당국은 부동산업체들의 채권 발행을 일시 중단시켰다.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국내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부동산 기업은 신용평가사에서 '더블에이(AA)'나 그 이상의 등급을 받아야한다.
이런 가운데 달러 대비 6년 최저치로 내려간 위안화 가치가 고수익채 시장의 위험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부동산 업체를 제외한 은행, 인프라 관련 기업들은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을 늘려왔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중국 정크 등급 기업들의 이자 부담 비용을 높여 하이일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초 아시아 채권 시장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으로 얼어 붙었던 것을 환기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는 시기에 올해 초와 같은 우려가 중국 채권 발행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