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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전민준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 파이프기업 인수에 나섰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미국 에너지파이프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휴스턴 등지에 있는 다수의 철강기업들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연산 75만t)와 인도(5만t)에 파이프공장을 보유한 현대제철은 미국 철강기업 인수를 통해 매출 2조원의 국내 최대 파이프업체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경쟁사인 세아제강의 연 매출액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세계적으로는 테나리스(이탈리아), 신일본제철(일본) 등과 함께 'Top 10'에 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논의 초기 단계인 현대제철은 조만간 인수 후보를 선정해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업 실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제철이 접촉했던 기업 중에는 세아제강이 인수할 미국 OMK강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아제강이 가장 견제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현대제철"이라며 "에너지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현대제철이 미국공장 인수에 다시 나선 것은 현지에서 확실하게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여력이 풍부한 현대제철이 더 큰 규모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최대 에너지파이프 수출시장으로, 지난 2014년까지 한국기업들의 공급량은 연간 약 100만t, 금액으로 치면 약 1조원에 달했다. 이는 미국 전체 에너지파이프 시장의 약 70%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미국 철강기업들의 반덤핑 공세에 이어 셰일가스 등 에너지 채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수출량은 약 50만t까지 떨어졌다.
현대제철도 매년 약 10만t의 에너지파이프를 미국에 팔았지만,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현대제철이 미국기업 인수에 나선 것은 아예 현지에 공장을 지어 안티덤핑이나 상계관세 같은 무역규제를 피해가고 현지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성사 여부에 따라 인도와 미국에 이어 제3의 시장 진출에도 탄력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시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확정된 인수기업은 없지만 다수의 기업들을 상대로 이야기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을 포함해 국내 파이프기업들은 2년 전부터 미국공장 설립을 검토했는데 현지 수요 급감으로 잠시 보류했던 상황"이라며 "수입 규제로 대미 수출 여건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현지공장을 설립하면 매출 확보와 안정적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