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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유리 기자] 1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을 두고 카카오와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가 쫒고 쫒기는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초 '멜론'을 인수하며 카카오가 치고 나가자 '벅스'의 NHN엔터는 절치부심 추격의 속도를 올리고 있다.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회사와의 시너지가 시장 지배력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 카카오·멜론 협업 시동…시너지 효과는 아직
<멜론, 벅스 CI=각 사> |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초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를 인수한 카카오는 본격적인 시너지를 모색 중이다. 로엔은 50% 이상의 점유율로 업계 1위인 멜론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9월 멜론 앱과 카카오계정을 연계한 것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계정으로 별도 회원가입 없이 멜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톡의 4100만 이용자 기반을 멜론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를 활용한 연계 프로모션에도 나섰다. 멜론 이용자에게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이나 카카오페이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양사 협업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결정하는 유료가입자수(380만명)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순방문자수(월 평균 UV)나 총 체류시간(TTS), 페이지뷰(PV)는 분기별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로엔 관계자는 "지난 3월 인수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협업의 시동을 걸고 있는 시점"이라며 "시너지는 내년 이후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2조원에 가까운 몸값을 지불한 만큼 양사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높다. 향후 카카오의 음악 관련 콘텐츠를 멜론에 싣거나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연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더 나아가 카카오가 로엔이 가진 한류 콘텐츠를 해외 진출의 디딤돌로 삼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NHN엔터에 안긴 벅스…서비스 연계로 충성고객
카카오에 앞서 벅스와 손을 잡은 NHN엔터는 유료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40만명에서 올 3분기 80만명으로 2배 성장했다. 이에 따라 엠넷뮤직과 점유율 2~3위를 다투던 벅스는 2위 자리에 안착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연내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벅스 유료가입자 추이 전망=한화투자증권> |
NHN엔터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서비스 연계가 벅스의 점프를 뒷받침했다.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와 '니나노클럽'을 통해 벅스 이용 혜택을 제공했다. 페이코 결제 시 음원 이용료를 대폭 할인하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하는 방식이다.
벅스와 연계한 것은 페이코뿐 만이 아니다. NHN엔터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의 유료 콘텐츠 혜택, 자회사 티켓링크 예매수수료 면제 등을 제공했다. 이용자를 다양한 서비스로 묶어 충성고객으로 잡아두기 위해서다.
최용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가격 할인이 아니라 음악, 웹툰, 커피 할인 등 통합 멤버십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충성도를 끌어올리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멜론을 매각한 SK텔레콤과 협업해 경쟁사의 빈틈도 파고들었다. 양사는 벅스 뮤직 내에서 데이터를 무제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통신요금제를 출시하고 '밴드 YT'에 가입하면 벅스 이용 혜택을 줬다. 국내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과 제휴해 '락인(Lock-in)효과'를 노렸다는 설명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협업했던 멜론은 선탑재 효과를 톡톡히 봤었다"며 "벅스의 경우 앱 선탑재 방식은 아니지만 1위 통신사와 손잡고 성장한 행보를 따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음원콘텐츠 업계 종사자는 "벅스, 엠넷닷컴뿐 아니라 애플뮤직, 구글플레이 뮤직 등 해외 사업자와의 경쟁도 가시화되면서 국내 음원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특히 대주주의 지원 속에 시너지를 내는 업체의 지배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