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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장례] "이제 따뜻한 곳에서 편히 쉬소서"

기사등록 : 2016-11-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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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서 영결식..."책임있는 사죄 받아낼 것"

[뉴스핌=특별취재팀] 317일, 그리고 40일. 숨을 거뒀지만 편히 쉴수 없었던 백남기 씨(69). 농민을 위해 희망을 외치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유명을 달리한 '농민' 백씨의 영결식이 5일 광화문광장에서 엄수됐다. 긴 시간을 돌았지만 백씨는 고인의 희생을 애도하는 많은 이들의 마지막 배웅으로 외롭지 않게 떠날 수 있었다.

"이제야 아버지 장례를 모실 수 있게 됐습니다. 아버지 시신을 탈취해 강제 부검을 시도했던 이들로부터 아버지를 지켜 주신 분들게 고맙다는 말로는 마음을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가족은 아직 제대로 된 싸움은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책임있는 사죄를 받아내는 것이 첫번째 싸움이고 농민들의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기다리는 것이 백남기 ‘농민’ 가족들의 두번째 싸움이 될 것입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백남기 씨 장녀 백도라지씨의 추모사다. 백 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추도사를 읽어 내려가다 말미에 '아빠 사랑해요'라며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영결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손영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의 사회와 정현찬 상임장례위원장의 개식 선언으로 시작됐다. 앞줄에 앉은 고인 유가족을 비롯해 주최 측 추산 5000여명 시민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첫줄에 나란히 자리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함께 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추모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야3당 대표들은 '정부의 책임'이라며 한 목소리도 비판을 쏟아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찰청장, 병원장 할 것 없이 거짓과 위선으로 진실을 조작하려했다. (국민은) 오직 부패한 권력자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려는 뒤틀린 부역자들의 민낯만 봤다"며 "일년이 지나도록 국민 목숨을 희생시키고도 사과 한마디 조차 없이 헌정 질서만 마비시켰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국무총리 지명 철회하고 국회가 선출하는 국무총리가 되야 할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에 손떼고 내려와야 할 것"이라며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자리를 빌어 국민과 함께 정권퇴진운동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백남기 어르신께서는 살인적 물대포를 맞고도 버티셨고 부당한 공권력에 굴복하지 않았다"며 "이 정권을 철저히 심판해 반드시 끌어내릴 것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세워가겠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책임자 처벌과 사과도 없었던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타살"이라며 "사인 조작을 위한 부검 강요로 유족은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야했다. 특검으로 백남기 선생의 사인을 밝히는 게 우리의 몫이다. 다시는 이 땅에 공권력에 의한 폭력과 희생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박 시장은 "백 씨는 불의에 맞서 싸우며 누구보다 먼저 행동했던 선량한 국민이었지만 쌀값투쟁으로 돌아온 것은 살인적인 물대포였다. 우리는 불의한 권력의 정점에 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앞으로 경찰의 국민 평화적 목적의 집회에 소방수 사용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영결식 참가자들은 "살인 정권 처벌하라", "우리가 백남기다", "박근혜 대통 빨리 하야하라"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백씨의 생애 영상에 이어 농민가를 부르며 영결식이 마무리 됐다. 백씨의 운구는 백씨가 살던 전남 보성으로 옮겨진 뒤, 다음 날 오전 9시 보성역에서 노제를, 오전 11시에는 광주 금남로에서 노제를 각각 치르고서 광주 망월동 5·18 구묘역에 백씨를 안장할 예정이다.

한편, 백씨는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대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뒤 지난달 25일 오후 1시58분 숨졌다. 백씨의 장례는 5일 오전 8시 발인에 이어 오전 9시부터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 미사를 진행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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