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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채권과 환율, 내년엔 거꾸로 간다"

기사등록 : 2016-11-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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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 강도·세계경제 회복 속도 변수..일방향 베팅 '위험'

[뉴스핌=김선엽 기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예상을 뒤집고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로 화답했다. 국채의 가격은 오르고 달러/원 환율은 상승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중기적으로 환율과 금리가 단기 반응과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당선 자체가 오히려 세계 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9일 "트럼프 당선이 미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에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트럼프 공약을 살펴보면, 규제를 완화하고 재정정책을 크게 확대하기 때문에 미국 기업이나 금융산업에 매우 유리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기의 침체 속에서 보호무역 장벽이 강화된다면 문제겠지만 경기가 좋아지는 흐름 속에서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교역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증시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선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일제히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오후 2시 50분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7% - 4.1% 대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트럼프, 대규모 재정정책 펼치면 미 채권 가격 폭락 

 전문가들은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렇지만 지금의 분위기에 휘말려 추격매수를 하거나 숏커버링(손절 매수)에 나섰다가는 오히려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했다. 중기적으로 방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로 현재 금리가 반락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공약대로 내년 대규모의 재정정책이 펼쳐진다면 미국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고, 정책효과로 경기가 살아나고 물가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상승은 우리나라에도 압력을 줄 수 있다. 

지난 4일 '트럼프 당선과 공화당 의회, 위험하면서도 가능성 높다'라는 보고서를 냈던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재정정책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미국 금리가 다시 오르는 쪽으로 움직일 것 같다"며 "12월 금리인상이 멀어지긴 했지만, 내년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말 정도에 이런 부분이 선반영되면서 미국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여, 우리 금리도 추가적으로 레벨을 낮추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긴 하는데 트럼프의 공약대로 재정집행이 된다면 미국 금리가 충격을 받을 수 있어 채권시장에 악재"라고 말했다. 

물론 한 쪽으로만 방향성이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보호무역의 강도가 세계 경기의 회복세를 넘어설 정도로 강하다면, 우리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에서 다시 '금리인하론'이 불을 지필 수도 있다.

또 '트럼프 쇼크'가 초래한 불확실성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고 트럼프 정책의 윤곽이 잡히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윤여삼 연구원은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며 "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모두 그의 공약대로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환율, 보호무역주의 강도와 세계경제 회복속도가 관건 

환율 역시 마찬가지로 변수가 복잡하다.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된다는 점만 놓고 보면, 중기적으로 달러가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 대비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문홍철 연구원은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달러 약세주의자라는 의미이므로 달러가 많이 약해질 것"이라며 "달러 강세를 용인할리 없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에 대한 미국의 간섭도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미국을 쫓아가지 못한다면 오히려 원화 약세 국면이 중기적으로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서대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보호무역(원화 강세) 압력보다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 좋아지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며 "원화 절상 이슈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과 한국의 경제여건을 비교하면 올해도 그렇지만 내년에는 더 격차 벌어질 것"이라며 "경기에 대한 부담 때문에 환율은 올라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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