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모든 게 불확실합니다.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린다고 봤는데 지금은 어찌 될지 모르겠고. 다른 기업도 내년 경영계획을 제대로 못 짜고 있을 겁니다. 환율 변동성 때문에…" (H 중견기업 대표)
내년 경영 계획을 짜는 수출 중소·중견기업들이 비상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 시기를 예측하기기 어려워져서다. 미국이 오는 12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는 예상이 많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모든 게 불확실해졌다.
14일 중소·중견기업계에 따르면 수출 중소·중견기업은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소식을 기다리며 내년도 경영 계획을 짜고 있다. 하지만 불투명한 시장 상황이 계획을 수립하는데 걸림돌로 작용 중이다. 환율 변동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거나 내리더라도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환율 방향성 예측도 어렵다는 게 중소·중견기업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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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출 중견기업 대표는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고 다들 봤는데 지금은 예측하는 기관끼리도 의견이 갈린다"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긴 하겠지만 언제 올리냐를 모르니 계획 짜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미 대선 결과가 나온 9일 오후 긴급 경영회의도 열었다"고 덧붙였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이 환율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이들이 환위험에 노출돼 있어서다. IBK경제연구소가 내놓은 '2016년 4사분기 수출입 중소기업 이슈 조사' 보고서를 보면 올 연말까지 남은 기간 가장 우려되는 리스크로 수출 중소기업 10개 중 7곳은 환율 변동성을 꼽았다.
반면 중소기업 절반 정도만 환율 리스크를 관리한다. 이들은 환율 변동 예측 불가능성과 환율 리스크 관리 인력 및 이해도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출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는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계획을 짰는데 지금은 언제 올리냐를 다시 검토 중"이라며 "이것(불확실성) 때문에 대표님도 미국 출장을 급하게 잡았다"고 했다.
한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2월14일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 인상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은 트럼프 당선으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어두워졌다고 예측한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FOMC가 예정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