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월가의 펀드 매니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 무역에 대한 우려가 기우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역 정책보다 감세, 인프라 투자 등 성장 정책에 초점을 둬 투자 기회를 엿봐야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블룸버그통신> |
월가 유력 금융지 배런스 최신호(12일)는 월가의 펀드 매니저들을 상대로 트럼프의 보호 무역에 대해 인터뷰한 결과, 트럼프의 보호 무역의 현실화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 의회가 보호무역에 제동건다
노던트러스트 자산운용의 매튜 페론 글로벌 주식 헤드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질문은 트럼프의 친성장, 세금 개혁, 재정 부양 정책이 트럼프의 보호 무역 기조를 압도할 수 있는지 여부"러며 "이와 관련한 논쟁은 월가의 많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면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매니저들은 트럼프의 중국과 멕시코를 상대로한 각종 보호 무역 공약들이 의회 압력에 의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캘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은 결국 공연한 소동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 미국이 중국, 멕시코와 같은 교역국과 무역한 결과로 미국 제조업과 노동자들이 희생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당선 이후 트럼프는 무역 등 일부 공약에서 원래 기조보다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일 트럼프 캠프 정책 고문인 윌버 로스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말은 와전됐다"며 "중국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과소평가 돼있다는 것이며 만약 이 문제에 대해 중국이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그만큼 관세를 매길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했다.
◆ 성장에 초점.. 채권보다 주식 사라
결국 전문가들은 무역 정책보다 대규모 인프라, 개인과 법인을 포함한 대규모 감세 정책, 이에 따른 기업 이익의 환류 등에 투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나이키, 프록터 갬블, 캐터필라, 비자 등 미국 유명 대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시장에 악재라고 여겨졌던 트럼프 당선에도 불구하고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오히려 트럼프의 경제 공약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너빈자산운용의 밥돌 수석 주식 전략가는 "대선 결과 때문에 자산 배분 모델에 변화를 주진 않았다"며 "트럼프의 공약은 존 포트폴리오를 지지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밥돌 전략가는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채권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채권보다 주식에 강세 입장을 내비쳤다. '신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건드라크 대표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5년 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6%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 무역이 현실화되긴 어렵지만 일단 번지기 시작하면 시장에 가장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또 트럼프의 성급한 개인적 기질과 외교에 대한 비전통적인 견해가 전 세계 지정학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켈리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의 성격이 위험이 될 수 있다. 많은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이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그의 성격이다"며 "그가 지난 경선 과정에서 폭탄 발언을 통해 효과를 본것처럼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접근법을 달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