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의 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미국발 무역전쟁을 둘러싼 우려가 높은 가운데 주요국들이 시장 새 판 짜기에 나섰다.
미국 수출 시장이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한편 일본과 멕시코 등 일부 국가는 미국 의회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준 무산에 따라 미국을 제외한 협정 발표를 추진할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 |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무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주요 수출국과의 교역을 더욱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강력한 보호 무역주의 정책을 추진할 뜻을 밝힌 데 따른 대응이라는 것이 WSJ의 진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를 필두로 아시아 주요국이 중국을 중심으로 국제 교역의 무게를 옮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대로 수입관세 인상을 포함한 강경책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미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중국 지도부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자유무역협정 추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미국을 제외한 TPP 협정을 추진할 의사를 내비쳤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TPP에서 제외했지만 미국이 여기서 제외될 경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무역 협정에 새 판이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트럼프 당선자가 중국 및 멕시코를 중심으로 주요 수출국에 대해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실제로 취하는 데 적지 않은 난관을 맞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교역 상대국의 대응 이외에 미국 기업들의 반발도 트럼프 당선자의 발목을 붙들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트럼프 당선자의 ‘폭탄’ 관세 공약에 강력한 반기를 들었다.
선거 기간 중 트럼프 당선자는 해외에서 제조된 뒤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3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형차 생산을 멕시코로 이전하기로 한 포드를 겨냥한 것. 포드는 임금이 미국에 비해 80% 낮다는 이유로 멕시코를 생산 거점으로 선택했다.
이날 마크 필즈 포드 최고경영자는 “트럼프 당선자가 제시한 대규모 관세는 미국 자동차 업계 전체에 충격을 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 미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