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브레이크 없는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지속되면서 22일(현지시각) 장 초반 주요 지수가 일제히 마디 지수를 돌파하며 전날 종가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주가가 단기 폭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은 종적을 감췄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뿐만 아니라 뉴욕증시가 2018년까지 조정 없는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등 투자은행(IB) 업계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롭게 세웠다. 다우존스 지수가 1만9008까지 뛰었고, S&P500 지수가 2203으로 출발하는 등 마디 지수의 천정이 뚫렸고, 나스닥 지수 역시 5385로 전날보다 0.3%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을 모멘텀으로 한 강세장이 2주째 이어진 셈이다. 인프라 투자와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 금융업을 중심으로 한 주요 산업의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까지 투자자들은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를 빌미로 공격적인 베팅에 나섰다.
IB 업계는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분간 트럼프 랠리의 모멘텀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보다 장기적인 강세장을 점치는 의견도 나왔다. 도이체방크의 데이비드 비안코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에서 뉴욕증시가 2018년까지 베어마켓 없는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주장했다. S&P500 지수가 2018년 2500 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에 따른 기업 이익 증가와 규제 완화에서 비롯되는 반사이익이 주가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주장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5만 선에 이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슬로프 오브 호프의 팀 나이트 분석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어떤 악재도 이번 주가 상승 열기를 꺾을 수 없을 것”이라며 “다우 5만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점쳤다.
브루스 비틀스 베어드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는 몇 가지 측면에서 중차대한 과도기를 맞았다”며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유동성에서 기업 이익 중심의 상승장으로 이동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친화적인 행정부를 근간으로 한 모멘텀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지난 8일 미국 대선 이후 3%에 이르는 상승을 기록했고, 금융 섹터가 상승분의 54%를 차지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다른 지표를 통해 확인됐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채 일드커브가 대선 이후 가파르게 치솟은 뒤 1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5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지난 8일 1.29%포인트에서 대선 결과가 전해진 9일 1.41%포인트로 뛰었다.
하지만 이후 스프레드는 1.22%포인트까지 떨어지며 대선 당일 수치 아래로 밀렸다. 또 이는 1개월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일드커브의 확대는 일반적으로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등 주요 지표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다.
따라서 최근 일드커브의 축소는 주식시장에서 드러나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와 상반되는 셈이다.
크레디트 스위스(CS)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로서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 글로벌 경기 향방이 침체부터 리플레이션까지 다양한 경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