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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에 신흥국서 110억달러 증발

기사등록 : 2016-11-2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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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도 1조1166억원 순매도…유출 지속 예상
2013년 '긴축발작'보다는 미미한 수준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뒤로 신흥국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 110억달러(약 12조9415억원) 가량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 전망으로 미국채 수익률이 오르고 달러화 가치도 8년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신흥국 경제에서 자금이 빠르게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대선 직후인 11월9일부터 지난 18일까지 가장 심각한 자금 유출을 겪은 곳은 인도로, 해외 투자자들은 인도 채권 및 증시에서 각각 15억달러와 14억달러를 순매도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신흥국 자금 유출 규모 <출처=블룸버그>

태국 채권시장과 증시에서는 각각 23억달러와 5억3430만달러가 정리됐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채권과 증시에서 각각 10억달러와 4억4420만달러가 순유출되며 인도 뒤를 이었다.

글로벌 자금은 한국에서도 등을 돌렸는데 채권시장 순유출 규모는 2만5000달러로 미미했지만 증시에서는 9억4910만달러(총 1조1166억원 가량)가 정리됐다.

이 기간 필리핀과 대만 증시에서도 각각 1억7060만달러와 27억5000만달러가 정리됐으며, 이 두 곳의 채권시장 자금 유출 금액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미즈호은행 신흥시장 트레이더 후카야 마사카츠는 “신흥시장 자금 유출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며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재정부양이나 보호무역정책 같은 공약들을 이행하는지를 지켜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상당수는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어 신흥시장에는 악재”라고 덧붙였다.

다만 블랙록은 지금의 유출 흐름이 지난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긴축을 시사했을 때 나타난 ‘긴축발작(taper tantrum)’ 때와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경상적자 축소처럼 신흥국들이 거시경제 차원에서 개선을 보이는 등 자금 유출을 상쇄할 긍정적 요인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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