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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 위기? 필리핀 페소·말레이 링깃 급락 '불안감'

기사등록 : 2016-11-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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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후 페소와 링깃 각각 6% 가량 급락
금융 위기 이후 최저…亞 신흥국 자금유출 위기 고조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필리핀 페소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가 각각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밀리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달러에 대한 필리핀 페소 환율은 장중 한 때 50페소를 넘어서며 10여년래 최고치(페소 약세)를 기록했다. 페소는 올 들어 5.7%가 떨어졌는데 지금 같은 추세대로라면 페소화는 2013년 이후 최대 연간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날 달러당 말레이시아 링깃 환율은 장중 4.4675링깃까지 치솟으며 1998년 1월 이후 최고치(링깃 약세)를 찍었다.

이달 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뒤로 링깃 가치는 5.9%가 떨어져 아시아 통화 중에서는 엔화 다음으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로는 3.9%가 밀려 역내 통화 중 4번째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필리핀 페소(주황선)와 말레이시아 링깃(파란선) 환율 1년 추이 (1달러당 환율로 각 통화가치와는 반대) <출처=블룸버그>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달러가 급등하면서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자금 유출로 인한 현지통화 위기가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간밤 뉴욕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와 달러화 가치 관계를 보여주는 ICE 달러화지수는 장 중 101.78을 기록, 200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높은 증시 밸류에이션 때문에 트럼프 당선의 가장 큰 피해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필리핀 증시는 2013년 8월 이후 최악의 한 달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여전히 아시아에서는 밸류에이션이 가장 높은 곳에 속한다.

필리핀 상업은행인 뱅크오브필리핀아일랜드 수석투자책임자 스미스 촤는 “전 세계적으로 신흥시장들이 자금 유출을 겪고 있는데 필리핀의 경우 밸류에이션 때문에 더 취약한 상황”이라며 “환율은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요인인데 연말이 다가오면서 일부는 페소 가치가 더 밀리기 전에 차익실현에 나서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필리핀 증시에서 3억2700만달러를 정리했으며, 지난 6월 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취임 이후 4개월 연속 매도세를 기록 중이다.

말레이시아 증시도 자국통화 약세로 이날 0.3% 정도 빠지고 있다. 말레이싱아 증권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대비로는 4%가 밀린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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