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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 준조세에 법인세 인상까지···"기업경영 어려워"

기사등록 : 2016-11-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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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정치권 법인세 인상 움직임에 '전전긍긍'

기업들, "법인세 인상 중단하고 준조세 부담 개선안 마련돼야"

[뉴스핌=김신정 기자] 기업들이 정치권의 법인세 인상 움직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각종 부담금과 준조세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법인세까지 올리면 기업경영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30일 정치권 및 재계에 따르면 야당은 다음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법인세 인상안과 상법개정안 등을 최우선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골자로 한 공정거래 법률 개정안도 처리할 계획인데, 앞으론 공정위가 아니어도 누구나 기업이 관련법 위반했을시 사건을 고발할 수 있게 된다.

재계는 법인세 인상을 논하기 이전에 준조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준조세는 세금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세금처럼 납부해야 하는 각종 부담금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공익사업 기타 복리행정상의 목적을 위해 강제적으로 급전지급의무를 말한다. 기업들은 지난해 약 13조원의 부담금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최순실씨가 전권을 휘두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출연금 774억원 등도 준조세에 해당된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모금이 아닌 관행적으로 집행돼 왔다는 전제 아래 준조세로 정의해도 무방하다하는 것이 세무전문가의 판단이다.

국내 기업 한 관계자는 "법인세 인상에 준조세까지 더해지면 기업의 부담은 가중돼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는 기업에 악재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이참에 기업들에 대한 각종 준조세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삼성은 법인세로 4조759억원을 냈고, 현대차는 2조7631억원, SK는 1조7673억원을 냈다. 그 뒤는 LG(7659억원), 롯데(7015억원), 포스코(5805억원), GS(2453억원), 신세계(2323억원), CJ(2036억원), LS(1937억원)그룹이 이었다.

검찰 수사관들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에서 면세점 사업 관련 의혹과 관련해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이 담긴 상자를 차에 싣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더욱이 대기업들은 준조세로 인해 사면초가에 놓였다.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총수 소환에 이어 다음달 6일에는 국회 국정조사에 8대 기업 총수들이 불려가 망신을 당할 처지다. 특검수사도 에정돼 있다.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정치적 혼란에 야당의 경제민주화 법안들까지 산적하면서 경영활동에 적잖은 부담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급기야 경제단체들도 법인세 인상안은 현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 시킬 뿐이라며 토로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7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법인세율을 올리면 세수와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법인세율 인상 5가지 문제점과 정책대안'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를 통해 "법인세율을 인상해 세수를 늘리려는 구상은 증세 경기위축 효과 때문에 중장기 세수총량이 감소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또 일자리 감소를 유발해 복지측면에서도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의혹을 조사중인 검찰이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 대외협력담당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자료를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삼성전자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35억원을 직접 송금한 것,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한 것 관련 증거를 찾기 위해서로 알려졌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한국무역협회도 정치권의 법인세 증가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법인세가 증가하면 해외로 나가는 기업들도 많아 지고 결국 우리 국민한테 그 폐해가 돌아가게 될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700억원대 기업자금을 모금시켜 준 창구로 비난을 받으며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그동안 전경련은 법인세 인상 반대를 강력 주장했지만 이제는 위상마저 떨어져 이마저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나라 곳간이 비니까 일단 많이 걷고 보자는 식은 안된다"며 "경기침체 때마다 나오는 세율구간을 조정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경영활동 하기에 좋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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