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큰 수혜를 입었다.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고 법인세 감면에 따른 이익도 수십 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6일(현지시각) 바클레이스 캐피털은 트럼프 당선인이 법인세율을 현재 35%에서 15%로 낮출 경우 버크셔의 장부가치가 290억 달러(약 33조 원), 11%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버크셔의 이연법인세부채는 현재 505억 달러에서 216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 겔브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장부가치의 이 같은 증가는 버크셔 주식에도 이롭다”며 “이것이 장부가 대비 현재가치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가 법인세율을 15%가 아닌 25%까지만 낮춘다 해도 버크셔의 장부 가치는 144억 달러 상승한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블룸버그> |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난 8일 이후 8.4% 뛴 버크셔의 주가는 전날 장중 사상 최고치인 24만500달러를 기록했다. 보험사와 철도, 유틸리티, 제조업 등의 지분을 대규모로 보유한 버크셔의 주가 상승은 미국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베팅으로 읽힌다. 트럼프 당선인의 친(親)기업 정책과 인프라 투자 계획은 전통 산업에 투자한 버크셔의 주가를 띄웠다.
트럼프 정부가 금융권에 대한 규제 완화를 예고한 가운데 버크셔가 웰스파고(Wells Fargo)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등 금융업의 지분을 대규모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버크셔의 최근 주가 상승 요인이다.
버핏 회장이 버크셔를 1965년 인수했을 때 2000만 달러였던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4000억 달러로 불어났다. 팩트셋에 따르면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미국에서 애플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4위다.
지난 대선 기간 중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버핏 회장은 논란이 됐던 트럼프 당선인의 세금 회피 의혹에 자신의 소득세 신고서를 공개하며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세금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주주들에게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버크셔의 실적은 괜찮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버핏 회장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투자 결정이 대선 결과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