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민준 기자] 선제적 구조조정에 들어간 동국제강이 이번에는 '고부가 신제품'을 필두로 질적성장을 추진한다. 기존의 감축 중심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의 새로운 구조조정 패러다임이 정착할지 업계 관심이 크다.
7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내년 '적자해소'를 사업키워드로,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 체질개선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후판과 철근, 컬러강판, 도금강판 등 4개 품목의 고부가 신제품 양산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앞당기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현재 진행하고 있는 포항 2후판설비 매각을 내년 중 마무리 짓고, 여기서 마련한 자금 대부분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현재 해외 철강사 2~3곳과 협상 중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 확산을 위해 선제적으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며 "내년에도 사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이 가장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후판이다.
동국제강은 해양경비정과 잠수함 등에 쓰이는 두께 4.5~6.0㎜의 '초극박 후판재'를 상용화의 1순위로 두고 있는데, 이미 두께 5㎜의 제품에 대한 양산기술은 확보했다. 이외의 제품도 내년 1분기에는 상업 생산 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내년에도 조선용 후판 판매는 부진할 것"이라며 "현 전체 매출의 15%의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고부가 제품 양산시점을 앞당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컬러강판 신제품인 '잉크젯 프린트강판'과 도금강판 신제품인 '고내식 합금도금강판'도 밀고 있다. 높은 해상도와 다채로운 색상 구현에 차별성을 둬, 포스코의 기존 제품과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보는 내장 및 인테리어용 시장 수요를 중심으로 시제품을 생산 · 공급하고 추후 건축 내외장재 수요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및 도금강판 등 냉연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40%를 기록할 전망이다. 유니온스틸과 합병시점 직후인 지난 2015년 32%보다 8%p 상승했다.
아울러, 최근 KS인증 취득을 마친 내진철근도 내년 1월부터 양산을 시작, 원자력 발전소 등 기존에 납품실적이 없는 수요처에 공급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동국제강 관계자는 "틈새시장을 우선 공략해 점차 판매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동국제강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부 구조조정안 이행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9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서 제시한 ▲ 후판 설비 감축 ▲ 냉연 고부가화 ▲ 철근 수익개선 등에 모두 해당하는 조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미 진행하고 있었던 구조조정 작업"이라며 "정부도 지금까지 당사가 해 왔던 것을 높게 보고 원샷법 등을 결정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위주의 사업전략이 최근 정부지원과 맞물려 시점에 가시화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