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한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한국타이어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 수익성이 감소하는 반면, 한국타이어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들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17.1%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3분기 매출 1조6576억원, 영업이익 297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3%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34% 증가한 2036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이 증가한 이유는 꾸준한 고급화 전략 덕이다. 일반타이어 보다 성능이 우수한 초고성능(UHP) 타이어와 고급차 브랜드의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이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UHP타이어는 지면에 닿는 면적이 일반타이어 보다 넓어 주행안전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타이어보다 가격이 약 20% 높게 형성됐다. 한국타이어의 UHP타이어 판매 비율은 2011년 27%에서 지난해 35%, 올 3분기까지는 37%로 증가세다.
전 세계 UHP타이어 시장은 커지고 있다. 미국 타이어 전문지인 타이어 비즈니스에 따르면 지난해 교체용 타이어 중 UHP타이어 비중이 35%지만, 오는 2018년에는 50%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국타이어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을 포함해 세계 39개 자동차 브랜드 290개 차종에 OE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로부터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엔 국내 타이어 업체 최초로 아우디 Q7과 SQ7에 OE 공급하기로 했다.
또 타이어의 주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이 낮아진 점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 국제천연고무 t당 가격은 2012년 평균 3만4400원에서 지난 3분기 1만6400원으로 절반 가량 낮아졌다. 원가 감소가 수익성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UHP타이어 판매 비율과 고급 브랜드의 OE공급 확대 등에 따라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기술 및 품질 등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 수익성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10.0%,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 3분기 4.8%로, 5% 선마저 무너지게 됐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2%p 하락한 6%에 그쳤다.
이 같은 실적 감소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격화와 3분기 파업 장기화로 인한 결과다. 올해 24차례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사상 최대 규모인 3조원대로 추산됐다.
현대차 국내 공장 3분기 생산량은 31만8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줄었다. 같은 기간 생산량이 중국 공장 22.5%, 인도 공장 8.2%, 미국 공장 1% 등 증가하며 국내 공장과 대조를 보였다.
앞서 현대차 재경본부장인 최병철 부사장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체적인 판매 악화와 파업 장기화까지 겹쳐 올해 판매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