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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최근 귀금속 선물 가격이 산업용 금속 선물과 급격한 '디커플링'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전반적인 상품시장 강세장에 대한 하나의 신호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7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표적인 귀금속과 산업금속인 금과 구리(전기동) 가격이 26년래 최대 수준으로 엇갈린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주도의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만큼 상품시장 전망도 밝다는 주장이다.
금 선물(COMEX) 1년 동향 <자료=Nasdaq> |
전기동선물 1년 동향 <자료=Nasdaq> |
지난 11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 화요일까지 금 선물 가격은 8.3%가 빠진 반면 구리 선물 가격은 12%가 넘게 오르며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금이 포함된 S&P GSCI 귀금속 토탈리턴지수는 11월 중 8%가 빠졌지만 구리를 포함한 S&P GSCI 산업금속 토탈리턴지수가 같은 기간 10% 뛴 점도 같은 맥락이다.
구리 <출처=블룸버그> |
최근 구리 가격 상승세가 공급 축소로 인한 수급여건 변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나 대개 산업금속 가격 상승세는 경기 개선의 신호로 간주되곤 한다. 반대로 금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금 값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표적인 귀금속 및 산업 금속인 구리와 금이 항상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소에는 서로 상관관계가 거의 없이 움직여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두 금속 가격이 거의 동시에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면서 역상관관계를 뚜렷이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WSJ 마켓데이타그룹에 따르면 구리와 금 선물 근원물 간 20일 이동상관관계(20-day rolling correlation)는 지난달 말 마이너스 (-)0.91까지 밀리며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 화요일 기준 마이너스 (-)0.83까지 소폭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 상관지수가 마이너스 1일 경우 두 가격이 반대 방향으로 정확히 같은 수준을 움직였다는 뜻이며, 상관지수가 플러스 1이면 같은 방향으로 같은 폭을 움직였다는 뜻이다.
매체는 구리와 금 값이 반대 방향으로 비슷한 보폭을 보였다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인프라 지출과 감세를 통해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을 도모할 것이란 데 투자자들이 베팅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S&P다우존스지수 상품 및 실물자산 글로벌대표 조디 군츠버그는 금과 구리 가격 디커플링이 전반적인 상품 시장에 “실질적인 강세장 신호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구리 가격 랠리가 지나치게 장기화하고 있어 수명이 다 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스버리 리서치 시장전략 대표 존 코사르는 “이제 와서 구리 시장을 추종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