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삼성전자 주주들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 대통령의 탄핵으로 야권의 재벌 개혁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비용 증가를 예상한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0일 자 월가 주간 금융지 배런스(Barron's) 최신호는 "박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은 뜻밖의 이득(blessing in disguise)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스캔들로 한국의 국회 의원들은 삼성전자를 구조 개혁 쪽으로 다시 한 번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삼성전자를 지주와 사업회사로 분리함으로써 헤지펀드 엘리어트매니지먼트를 비롯한 다른 주주들을 기쁘게할 것"이라고 배런스는 내다봤다.
◆ 상법 개정안 통과 앞서 삼성 발걸음 분주해질 것
잡지는 올해 40% 상승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앞으로 210만원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의 분석을 제시했다. 174만9000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현재가에서 약 20%의 추가 상승 여력을 예견한 셈이다.
삼성전자 1년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이들은 탄핵이 법원 결정을 남겨두고 있고, 새누리당의 국회 장악력이 약해진만큼 민주당의 기업 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현재 삼성전자는 회사의 인적분할(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여부 등 지배구조 개편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기업이 인적 분할을 할 때 자사주 의결권 부활을 막는 상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 지주회사=배당 지급 확대 동기
배런스는 삼성이 배당규모를 30% 늘리고 특별배당으로써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지급하기로 한 점에 주목했다. 또 이사회에 새 사외이사를 추가하고 6개월간의 검토에 따라 분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약속한 점을 언급했다.
지난달 전장업체 하만 인수에도 주목했다. 배런스는 "삼성의 가장 큰 가치 파괴 요인(Value destroyer)은 시가총액 20%에 달하는 65조원의 순현금이었다"며 "삼성은 인수와 투자를 위해 이를 비축해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현재 검토 중인 지배구조 개편이 현실화할 경우 배당 수익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배런스는 "지주 회사는 주주와 이건희·이재용 일가를 위한 최상의 솔루션"이라며 "삼성의 사업회사는 지주회사의 주요 소득원천이므로 배당을 지급할 인센티브를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모간스탠리는 삼성전자가 투자자들에게 더욱 주주 친화적이라는 확신을 준다면 현재 1.3배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은 앞으로 1.5배까지 올라갈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