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탈리아 정부가 재정 위기를 맞고 있는 자국 은행들을 위해 의회에 최대 200억유로(약 24조 7836억원) 지원기금 승인을 요청했다고 1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카를로 피에르 파도안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각료 회의를 마친 뒤 지원기금이 이탈리아 은행들의 자본 확충과 유동성 확보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도안 장관은 “일단 예금자 보호를 위한 기금이 조성되면 은행들의 부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금은 임시 지원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MPS <출처=블룸버그> |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 은행들에 공적 기금 투입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입장이지만 최대 위기 은행으로 꼽히는 몬테데이 파스키 은행(BMPS)이 오는 25일 전까지 50억유로 자본 확충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지원 창구를 마련해 두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구제를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개입할 경우 유럽연합(EU) 새 규정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마테오 렌치 전 총리의 후임인 파올로 젠틸로니는 지난주 필요하다면 “정부가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BMPS는 이날부터 22일까지 신주 발행과 관련한 주문을 받기 시작했으며, 주가, 총 발행물량은 이와 별도로 진행되는 채권-주식 스와프 결과와 주식 수요에 따라 결정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BMPS는 임시방편 자금대출, 즉 브릿지론도 필요로 하는데 이탈리아 은행구제 관련 민간 펀드가 해당 론의 조건에 상당한 의구심을 내비쳐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BMPS는 성명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민간펀드 아틀란테(Atlante)를 관리하는 쿠아에스티오 자산운용(Quaestio Capital Management)에 브릿지론 관련 이견을 해결할 가능 방법을 문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정규장 오후 거래에서 BMPS 주가는 9%까지 낙폭을 키우며 투자 불안감을 반영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BMPS 구제를 위해 정부가 개입하면 최대 7 곳의 다른 위기 은행들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으며 이들도 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매체는 이탈리아 정부가 200억유로의 지원 기금을 요청한 것은 이미 광범위한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