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공언한 대로 보호무역주의를 확대한다면 한국의 수출이 연간 4조~5조원 가량 타격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21일 ‘보호무역주의 현황 및 우리 수출에의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2017~2020년에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입을 수출 피해 규모가 연평균 0.8%에 달할 것"이라 밝혔다.
한은은 올해 1~9월 중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한국이 입은 직・간접 수출 피해가 통관수출의 0.7%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작년 한 해 입은 피해규모는 통관수출의 0.5%로 약 24억달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명목 GDP의 0.2%에 해당하는 규모다.
박종현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앞으로 세계경제의 회복 지연과 소득양극화 심화 등을 배경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보호무역 조치는 통상 관세조치와 비관세조치로 구분한다. 비관세조치는 반덤필, 상계관세 등 무역구제조치와 기술장벽, 위생검역 같은 규제적 조치가 대표적이다.
<자료=한국은행> |
이를 바탕으로 조치별 시행국을 보면 반덤핑 제소를 많이 한 나라는 2015년 기준 인도(68건), 미국(56건), 브라질(54건), 터키(23건) 순이었다. 상계관세의 경우는 미국(30건), 캐나다(5건), 호주(4건)의 순서였다.
무역 구제조치 대상국은 반덤핑, 상계관세 모두 신흥국에 집중돼있었다. 중국, 한국, 인도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을 상대로 한 무역구제조치는 2008~2009년 18건에서 2014~15년 41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누적 수치를 보면 지난 11월 말까지 한국을 상대로 시행, 조사 중인 조치는 총 182건이었다. 이 중 반덤핑이 132건, 상계관세 7건, 세이프가드가 43건이었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이 전체의 48.4%를 차지하는 88건으로 가장 많았다. 화학제품 54건(29.7%), 섬유 14건(7.7%), 기계쩐자 7건(3.8%), 종이목재 7건(3.8%)의 순서였다.
과거 추세를 보면 무역구제조치 시행국으로의 수출은 조사개시 직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2~3년 후에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무역구제조치 조사가 시작되면 최종판정 결과와 상관없이 해당 품목의 수출이 감소하는 조사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무역규제 강화 추세가 지속되리라 예상되는 만큼 우리 수출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업 및 정부 모두 적극적으로 대응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대외요인에 따른 경기변동성을 축소시킬 수 있도록 내수와 수출의 균형성장을 통한 경제구조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