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최대 리스크로 지정학적 요인을 비롯해 저성장 기조와 금리인상 등이 지목됐다. 또 일본 자동차 업체는 엔저 수혜를 받아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분석됐다.
박홍재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부사장은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관, ‘2017년 세계 자동차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美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내년 독일 총선 및 프랑스 대선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부사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세계화의 후퇴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보호무역주의”라며 “자동차는 무역협정에서 가장 민감한 산업 중 하나인 만큼, 가장 긴장되고 있는 산업”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우크라이나 자동차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맞으면서 60만대 시장에서 6만대 시장으로 축소됐다”며 “이러한 상황들이 곳곳에서 많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동안 글로벌 밸류체인이 세계화를 배경으로 가장 발달한 부분이 자동차 산업이기 때문에 보호무역주의로 자동차 산업을 망칠 염려는 크지 않다”며 “자국 고용을 일으키는 (트럼프) 정책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성장 시대의 고착화’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박 부사장은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미국은 성장없는 고용, 생산성 향상 없는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경제가 수년간 저성장을 피하지 못한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리면서 내년에도 2%대 저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게 박 부사장의 설명이다.
저성장과 동시에 금리 인상도 자동차 소비를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박 부사장은 “금리가 올라간다는 게 중요하다”며 “금리가 올라가면서 자동차 할부금리가 상승하는 등 자동차 판매 여건이 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에 대해선 “엔저 시대가 마감되는 것 아니냐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엔고 상황이 다시 엔저로 돌아가는 모습”이라며 “엔저 수혜를 받는 일본 자동차 업체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로 주춤하고, 미국 빅3(GMㆍ크라이슬러ㆍ포드)가 주춤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일본 업체가 내년에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부사장은 현대차와 관련, “현대차는 기존 내수 시장에 강점이 있었는데, 내년에 SUV 시장에서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러시아와 중동 시장이 회복된다는 점도 희망적”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9068만대로, 올해 보다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박 부사장은 내년 자동차 시장에 대해 한마디로 “저성장, 성장 주도 시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대차 선적 모습<사진=현대차> |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