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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실제 취업률과 소득은 얼마?…"평양만 잘살아"

기사등록 : 2016-12-2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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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보고서 "평양, 1인당 소득 2700달러…북한 다른 지역 3배"
"20∼59세 공식 취업자 비중 88%…실제론 25~56%가 실업 상태"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주민의 에너지 사용 형태로 추정된 PPP 기준 1인당 소득은 최소 948달러, 최대 1361달러로 나타난다. 이는 같은 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1인당 북한 GNI 추정치와 잘 어울리는 수치이다. 다만, 평양의 경우 실질 취업인구가 20~59세 인구의 최대 85%에 이르고, 1인당 소득 역시 최대 2715달러로 추정되는 등 상대적으로 월등한 경제상태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22일 KDI 포커스(Focus) '북한의 실제 취업률과 소득은 얼마나 될까?'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2008년 북한이 외부세계의 도움을 받아 실시한 인구센서스 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취업률과 소득을 유추한 결과다.

이 연구위원은 "2008년 북한의 인구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형식적으로 사회주의 공식부문에 고용되어 있는 취업자 수는 20~59세 전체 인구의 88%에 달한다. 그러나 이 중 직장활동만으로 정상적 생활이 가능한 실질 취업인구는 해당 연령의 최소 31%, 최대 62%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연구자는 저개발국의 취사용 에너지 연료 사용 비중을 활용해 실질소득을 파악할 수 있다며 2008년 조사한 북한 가구의 취사용 에너지 연료 사용 비중을 토대로 북한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GDP를 계산했다.

KDI 보고서 '북한의 실제 취업률과 소득은 얼마나 될까?'에서 발췌.

2008년 기준 북한 가구의 47%는 취사를 위해 나무와 같은 땔감을 사용했고 46%는 석탄을 활용했다. 전기와 가스, 석유와 같은 현대적 에너지 사용으로부터 배제된 셈이다. 이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북한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최소 948달러에서 최대 1361달러로 계산됐다. 이는 북한이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라는 점을 의미한다.

반면 평양의 1인당 GDP는 2658∼2715달러로 황해남도(719∼1213달러)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최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소득수준이 평양과 이외 지역 사이에 극적으로 양극화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공식적 취업인구와 실질 취업인구의 차이도 추정했다. 2008년 북한 인구센서스 결과 16세 이상 인구 중 취업인구는 전체의 70%를 넘었으며, 20∼59세 인구에서는 취업자 인구 비중이 88%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공식적인 취업자 수치는 북한의 실업률이 사실상 제로(0)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북한의 현실 경제상황은 이러한 공식적 수치와 크게 다른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 북한의 대다수 기업과 직장들은 이미 작동중단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북한의 실제 취업률 및 실업률을 추정하기 위해 착안한 것은 2008년 북한 인구센서스에서 가구경제활동(household economic activity)이라고 불리는 비공식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인구의 규모이다.

연구자는 "물론 가구경제활동은 통상적인 의미의 시장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그것은 시장판매가 아닌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하며, 이로 인해 그것의 내용 역시 채소와 과일 경작, 가금, 축산과 같은 식량 관련 활동 등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가구경제활동은 북한의 공식부문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실업인구 규모를 추정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기업과 직장에서 식량을 배급하는 북한에서 기업과 직장에 고용돼 있으면서도, 스스로 식량 생산에 종사하여 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 이는 해당 기업과 직장 전체가 사실상 작동불능 상태이거나 해당 주민이 이들 기업과 직장에서 실제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해당 주민은 사실상 서류상으로만 이들 기업과 직장에 고용되어 있을 뿐 실제로는 실업상태라는 말이다.

이 경우 문제의 핵심은 이들 가구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과연 어느 정도가 공식적 취업인구에 속하느냐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 문제를 "우선 가구경제활동 인구 모두가 공식 취업인구에 속한다고 가정하여 사실상의 실업인구(실제 취업인구)에 대한 최대치(최소치)를 계산한다. 동시에 이와는 정반대의 가정을 통해 그에 대한 최소치(최대치)를 구하고, 마지막으로는 실제의 수치가 이들 최대치 및 최소치 사이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풀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접근방법을 기초로 서류상으로는 취업 상태에 있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여있는 인구 비중이 20∼59세 인구의 최소 25%에서 최대 56%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해냈다. 이 연구위원은 "20∼59세 인구 중 최대 절반이 넘는 인구가 서류상으로는 취업돼 있지만 실제로는 실업 상태에 놓여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활동에서도 평양과 다른 지역 간에 극심한 격차가 나타났다. 평양은 공식적인 취업인구 비중(85%)과 실질취업인구 비중(61∼85%)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실질취업자는 물론 소득에서까지 평양은 북한에서 매우 특별한 지위를 점하는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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