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정부는 23일 북한 결핵 치료 민간지원단체인 유진벨재단의 결핵 의약품 반출 승인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다만 병동 건축을 위한 자재 반출 승인은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 <사진=뉴시스> |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단체는 12월20일에 결핵 치료 의약품과 병동 자재반출 승인을 신청했다"며 "단체가 신청한 결핵 의약품에 대해서는 치료의 지속필요성 등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올해 두 차례 유진벨재단의 결핵약 대북 지원 신청을 승인한 바 있다.
정 대변인은 "(다만) 현재의 엄중한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할 때 병동 건축자재 반출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유진벨재단은 북한의 다제내성결핵(MDR-TB) 환자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두 차례 방북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돌아왔다. 이들은 내년에는 4차례에 걸쳐 방북 치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에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아울러 전염 예방을 위해 독립적 병동 건축에 필요한 자재의 반출 승인도 신청했다.
유진벨재단 대표를 맡고 있는 스티븐 린튼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북 특별보고 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정세가 인도적 지원까지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특히 그는 통일부 관계자로부터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물어보라"는 답까지 들었다고 토로했다.
정 대변인은 린튼 회장의 발언에 대해 "(김정은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유진벨 측에서 '우리 정부가 대북지원의 걸림돌이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라며 "(통일부 관계자가) 지원 사업이 어렵게 된 여러 가지 여건을 조성한 책임이 북한 당국에 있다는 취지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원칙에 대해선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한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 등은 상황에 따라 적용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정책의 원칙과 폭이 협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성도 고려해야 되고, 실효적인 측면도 같이 고려해야 될 필요가 있다. 그다음에 정책의 대상이 되는 쪽의 수용성 그런 것들도 다 같이 봐주는 것"이라며 "한 가지 이상적인 생각만 가지고 '그것이 반드시 옳다'고 해서 밀어붙이기에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다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