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은 금융 위기 발생으로 이미 옛날 얘기가 됐다는 것이 실적지표 상으로 명백하게 확인되고 있다고 27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올해 4분기에 IB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지긴 했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과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것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신문은 올 3분기에 IB 업계 매출이 30% 증가하는 등 실적이 인상적으로 개선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금리인상과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IB들 주가도 25% 넘게 올랐다.
그러나 IB들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와 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13대 IB는 2010년에 채권 부문에서만 1165억달러(약 14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그룹 전체 매출의 18%에 이르는 규모다. 반면 작년에는 채권·외환·원자재 부문 매출을 다 합쳐서 716억5000만달러(약 86조원)에 그쳤다. 그룹 총 매출의 12.6% 수준이다.
2007년만 해도 IB 부문 매출이 전체 그룹 자산에서 3분의 2를 차지했으나, 이제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IB들이 올해 예정대로 감원을 진행한다면 이 비중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내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리더라도 글로벌 IB들이 크게 살아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재정 지출과 규제 완화를 실시해 미국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은 알려지지 않아 불확실성도 높다.
UBS의 IB 부문 안드레아 오르셀 최고경영자(CEO)는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IB 업계는 핵심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면서도 경기 회복에 따른 과실을 놓치지 않을 만큼 유연하면서도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UBS는 채권 및 신용시장, 주식 등 분야에서 선택적으로 고용을 늘릴 계획이다.
다만 오르셀은 "IB 사업 활동의 증가가 수익으로도 연결될지가 관건"이라며 "매출도 중요하지만, 주주들이 원하고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익성"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