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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나래 기자] 김도진 신임 IBK기업은행장(58)의 별명은 '도진스키’다. 체격이 러시아 사람을 연상하게 할 만큼 건장한데다 업무에서도 선이 굵고, 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 직원들이 이름 뒤에 '스키'라는 러시아식 이름을 붙였다.
은행권에서는 '도진스키' 김 행장이 전임 권선주 행장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감하게 힘있는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행장은 지난 1985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전략기획부장·카드마케팅부장·기업금융센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4년부터 경영전략그룹장을 맡았다. 은행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만큼 바꾸고 싶은 것도 많다.
김 행장이 새해 첫 공식행사로 '현장'을 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 행장이 취임 후 밝힌 것처럼 손실이 있는 영업점을 정리하는 '영업점 조직 변화'와 현장 강화를 위한 '본부 조직 슬림화' 등은 첫번째 개혁 과제다.
김 행장은 최근 다른 시중은행이 시행하고 있는 거점 점포 전략인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모델'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이를 IBK기업은행에 대입할 그림도 그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허브 앤 스포크 모델'은 같은 지역 내 영업점간 경쟁을 지양하고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방식이다. 은행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교차근무를 통해 지역내 영업점간 불필요한 경쟁을 없애 효율성을 높이기도 하고, 한정된 인력으로 영업실적을 높이기 위한 방식도 취한다. 이는 결국 점포 축소로 가는 초기 단계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IBK기업은행은 대부분 기업금융을 주로 하다보니 리테일 비중이 30%도 안된다. (허브앤 스포크 전략을 대입한다면) 30%에 대해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지만 시중은행보다 효과가 있을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은행측은 거점 점포보다는 기업금융 혁신형 점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답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과거 거점 점포 전략과 비슷한 것을 했다가 검토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며 "기업 금융에 전문화된 점포를 고민하라고 주문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행장은 "순익의 질을 바꾸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해외 이익 비중을 20%로 늘리고, 은행과 자회사의 시너지 강화를 통한 비은행 부문 비중도 20%로 올리는 등의 구체적인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국책은행 본연의 업무인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며 수익의 질을 바꿔야하는 개혁의 카드를 꺼내야 하는 김 행장이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