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북한의 핵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한미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왼쪽)과 마이클 플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사진=주미한국대사관 제공> |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실장은 10일(현지시각) 워싱턴DC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플린 내정자와의 전날 회동 결과를 이같이 전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한국 정부와 트럼프 신 행정부 간 고위급 소통 및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1시간 가량 진행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김 실장은 플린 내정자와의 만남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하고도 시급한 안보 현안이며 북한 핵을 결코 용인할 수 없고, 이런 전제하에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바꿔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긴요하다. 이를 위해 빈틈없는 한미공조를 지속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또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도발을 계속하는 심각한 안보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이 결코 도발할 수 없도록 공조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 대응책에 대한 질문에 "강한 메시지가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변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플린 내정자는 대북제재 이행과 관련, "제재를 회피하거나 위반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대북제재 이행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김 실장은 밝혔다.
김 실장과 플린 내정자는 대북제재가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한미가 중국을 견인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양측은 "한미동맹이 양국 모두에 이익을 주는 호혜적 관계"라고 평가했다. 플린 내정자는 '찰떡(sticky rice cake) 공조'라는 표현을 쓰면서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김 실장이 전했다.
김 실장과 플린 내정자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 실장은 "사드는 순수한 방어 무기로 사드 배치는 우리의 자위권적 조치에 해당한다"며 "자주권에 해당하는 문제인 만큼 중국이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합의된 대로 반드시 배치한다는 데 양국 간에 의견 일치를 봤고, 계획대로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반드시 사드를 배치하겠다"면서 "미국도 사드배치의 정당성에 대해 중국에 더 얘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날 회동에서 부산 위안부 소녀상을 둘러싼 한일 간의 갈등 문제나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문제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등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기관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플린 내정자와의 회동에서는 거론되지 않았으나 일부 학자들과의 만남에서는 중국 훙샹그룹 (제재) 얘기도 나왔다"고 답했다.
이번 회동의 의미에 대해선 "트럼프 정부 들어서도 양국 간 소통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면서 "탄핵 정국에서도 국가를 지키기 위한 안보체계는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플린 내정자에 대한 첫인상에 대해선 "매우 진솔했다. 인상 자체가 겉과 속이 같은 매우 진솔한 느낌이었다"고 답변했다.
김 실장의 미국 방문은 2014년 9월 이후 두 번째다. 그는 이번 방미 기간 중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기간 한미 양국이 이룩한 동맹관계의 발전과 북핵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공조 성과 등도 논의했다.
또한 트럼프 정권인수위 선임 고문인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재단 이사장과 에드 로이스(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 등 의회 및 학계 인사들과 면담하고 전직 주한 미국대사와 전직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간담회도 개최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