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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승마 지원-물산 합병 별개"...뇌물죄 희생양되나

기사등록 : 2017-01-1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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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와 삼성 내부 '억울하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되면 글로벌 경영 차질

[뉴스핌=황세준 기자] 특검이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성사 댓가로 최순실측 승마를 지원했다는 혐의다. 삼성 합병과 승마 지원은 전혀 별건이라는 게 삼성측 주장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 프레임에 갇혀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총수들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이 부회장은 12일 오전 9시30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특검이 참고인 조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피의자로 부른 만큼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구속영장 청구 등 추가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는 "특검의 피의자 신분 소환은 기소까지도 가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라며 "일단 다음 수순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삼성은 의사 결정권자의 부재로 경영혼란에 빠질 우려가 크다. 그가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각 사업부문별 대표이사가 있긴 하지만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과 큰 투자결정 등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 부회장은 오는 20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에 초청받고도 갈수 없는 몸이 됐다. 미국 유력인사들과 교류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간 셈이다. 

재계와 삼성 내부에서는 이미 법원에서도 문제 없다고 결론난 사안을 왜 최순실 게이트로 엮느냐며 억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삼성은 이미 매년 12월 첫째주 단행하던 임원 인사를 하지 못했다.

특검은 삼성을 뇌물죄의 공범으로 본다. 최순실이 삼성측에 지원을 먼저 요청했고 삼성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도 않았는데 청와대가 개입해 삼성물산 합병을 도와준 뒤 재차 독촉을 해 결국 돈을 받아냈다는 논리다.

이는 도움이 필요한 자가 먼저 이익을 제공하고 댓가를 얻어 내는, 일반적인 뇌물 제공 구도와 전혀 다르다. 삼성은 합병과 승마 지원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며 강요(협박)에 의해 지원했으니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해 왔다. 

실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주총에서 확정된 시점은 2015년 7월 17일이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날은 8일 뒤인 7월 25일이었다.

삼성은 2015년 8월 26일 최씨 회사인 코레스포츠쪽과 220억원대의 지원계약을 맺었다. 또 같은해 10월부터 2016년 3월 사이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지원했다. 이 사이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가 2016년 2월 15일 이뤄졌다.

재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 독대 시점이 주총 이후라는 점만 봐도 삼성이 최순실씨를 지원한 대가로 합병에 국민연금의 찬성을 얻었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지원 계약 체결부터 비용지출 항목까지 영수증을 첨부했으니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뇌물일 수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달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 관련 의혹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찬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국민연금이 큰 주주인 건 맞지만 이의 2배를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주주구성을 보면 개인주주가 22%로 국민연금의 2배였고 이중 55%가 출석해 84%가 합병에 찬성했다. 여론도 삼성 합병에 우호적이었다. 22개사 증권사 리서치센터 중 21개사(95%)가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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