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유가폭락의 직견탄을 맞은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경제규모가 10%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설탕이나 아스피린 같은 생필품 부족은 전시경제에 비길 정도지만 베네수엘라의 불황은 끝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도 이 나라 경제는 최소 2.7% 더 축소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국제통화기금(IMF)이 2016년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이 10% 수축한 것으로 추정했다고 전했다. 더구나 이는 IMF의 개별국가 시나리오중에서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부문 경제학자들은 마이너스 (-)15%까지 보고 있어서다.
<출처: 블룸버그> |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미 오래 전부터 GDP수치에 대한 정기적 발표를 중단한 상태고 지난 2월부터는 관련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고 불황기의 가혹한 3년차를 지나면서 베네수엘라는 GDP의 5분의 1(20%)를 잃어버렸다. 정부는 2014년 유가폭락으로 보유 달러를 모두 사용해버렸고 이제는 상당한 생필품 부족과 세 자릿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게 됐다.
정부 내 고등연구기관(Institute of Advanced Studies) 경제학자 호세 마누엘 푸엔테 (Jose Manuel Puente)는 "전시 경제라 할만하다"며 "하지만 올해 전시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
최근 10년간을 보면 베네수엘라보다 더 나쁜 경우도 있었다. IMF에 따르면 시리아와 리비아는 내란으로 인해 경제가 약 절반 정도 위축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6년에는 베네수엘라 혼자 이 지경이었다.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대통령은 새해 첫 연설에서 "2016년은 우리가 알고있는 가장 길고도 힘들었던 해였다"며 이를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불황이 여전히 꼬리를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의 경제학자 푸엔테는 "자동차 판매 규모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월 기준 3000만대를 보유한 베네수엘라에서 한 해동안 판매된 자동차 대수는 236대였다"며 "10년 전 한 달 국내 생산 대수가 1만2000대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심각성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IMF는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가 4.5% 역성장할 것를 예상하지만, 블룸버그는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해 2.7%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