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신 행정부 출범에 맞춰 미국으로 돌아가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13일 "(대북)제재의 핵심은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미국 대사관저에서 외교부 기자단과 이임 기자회견을 하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사진=뉴시스> |
리퍼트 대사는 이날 서울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이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원칙있는 외교'에 입각해 대응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4년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리퍼트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타국 주재 근무 정무직 지명 대사들과 함께 본국으로 돌아간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은 대화의 채널을 열어두고,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라며 "북한이 대화의 틀에서 박차고 나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기 때문에 (미국은) 제재 쪽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며 "핵과 미사일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북한이 거부했기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 임기 중 이뤄진 한미동맹의 성과에 대해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며 "양국 간 대북정책은 완전히 일치했다. 한미일 3자 협력도 강화시켰다"고 평가했다.
한국어에 능한 리퍼트 대사는 기자회견 도중 "한국을 떠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시원섭섭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어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며 "같이 갑시다"라고도 했다.
그는 "20일 미국으로 떠난다. 가족 전체에 있어 한국에서의 임무가 굉장히 보람됐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저희 모두에게 기쁘고 지워지지 않을 인상을 남겼다"고 회고했다.
더불어 "두 자녀가 한국에서 태어나 저희 가족이 이 국가의 역사에도 굉장히 깊은 연관을 갖게 됐다"며 "한국과 한국민, 문화, 현재, 과거, 미래에 표현할 수 없는 애정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지난 2015년 3월 발생했던 흉기 테러와 관련해선 "공격 이후에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뜨거운 성원을 경험했다. 환대, 선의와 우정을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퍼트 가족의 한국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녀 출생을 비롯한 각종 사연을 소개해왔다. 2015년 1월 한국에서 태어난 아들에게는 '세준', 지난해 11월 태어난 딸에게는 '세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아이들 이름을 고르기 위해 사주 전문가에게 의뢰했다고 한다.
리퍼트 대사는 두산 팬으로 야구경기장에 자주 나타나거나 한강을 수영해 건너고 대구 치맥페스티벌에 참석하는 등 한국민에게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