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거부한 법무장관 대행을 경질했다. 경질 결정은 법무장관 대행이 행정명령 거부 의사를 밝힌지 수 시간만에 나왔다.

지난 30일 백악관은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에게 보낸 경질 성명서에서 "미국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법적 명령을 집행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은 법무부를 배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Bloomberg) 등 주요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샐리 예이츠 <사진=블룸버그통신>

앞서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은 법무무가 7개 주요 무슬림 국가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변호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법무차관으로 임명됐던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은 이달 퇴임한 로레타 린치 전 법무장관을 대행 중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내정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가 최종 인준되는 순간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었다. 트럼프 정부는 일단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 후임으로 디네 보엔타 검사를 임명했다.

백악관은 예이츠를 격렬한 어조로 비판했다. 백악관은 "예이츠는 국경에 약하고 이민에 매우 약하다"며 "미국을 보호하는 데 진지해질 때다. 7개 위험 국가 여행객들에게 엄격한 심사를 요구하는 것은 극단적이지 않다. 이는 합리적이고 나라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극단적인 결정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샐리 예이츠의 해임은 백악관이 법률을 어기고 있을 때 이에 맞설 수 있는 법무장관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은 세션스 내정자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으며, 상원과 미국 국민은 그에게 투표를 하기 전에 그가 얼마나 독립적인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WSJ 지는 예이츠의 해임은 트럼프의 행정명령 이후 백악관과 정부 부처 간 정치적 갈등이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