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들의 고용증가율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는 스마트공장이 구축되더라도 전문인력과 신산업 진출 등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현실은 이와 다른 모양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긍정적인 측면만 내세우기보다는 이로 인해 우려되는 고용 감소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공장은 정부가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전통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를 결합해 원부자재 및 생산공정·유통ㆍ판매의 모든 과정을 네트워크로 연결시킨 공장을 말한다.
2일 산업통자원부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 27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용증가율이 전년비 1.1% 낮아졌다. 스마트공장 구축기업은 도입하기 직전인 지난 2014년 전년비 7.1%의 고용증가율을 보였는데, 2015년에는 6.0%에 그쳤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같은기간 고용증가율이 3.5%에서 3.6%로 0.1% 소폭 상승했다.
반면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들의 경쟁력은 강화됐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들은 2014년만 해도 매출이 마이너스 0.7%에 그쳤지만, 스마트공장 구축이후 5.3%로 플러스 전환됐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하지 않은 제조업들은 2014년 마이너스 1.6%에서 마이너스 3.0%로 매출액이 감소하는 추세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은행, 통계청> |
문제는 고용이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하지 않은 기업들은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늘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공장의 경우 매출과 경쟁력은 끌어올렸지만 고용규모를 줄였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스마트공장이 대거 구축되는 올해부터 고용증가율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제조의 모든 과정이 네크워크로 연결돼 모든 생산 데이터와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ㆍ활용돼 최적화된 생산운영이 가능하다. 스마트공장이 늘어날 수록 제조과정에 필수적이었던 생산직 등 근로자들이 줄어드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기존 제조업 종사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자동화 시스템에 필요한 전문가로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업부 계획대로라면 연말까지 스마트공장이 5000개로 증가하는데, 앞으로 제조업 종사자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스마트공장이 필요로 하는 전문가로 육성해 기존 산업에서 끌어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A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서 업무효율성이 좋아지고 매출도 증대하는 등 회사 경쟁력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고용측면에서는 생산 및 검수 등을 담당하는 직원의 신규채용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대 흐름상 스마트공장 도입은 필수인 것은 맞지만, 고용 측면에서 앞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들을 어떻게 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일부 근로자들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긴 하지만, 당분간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산업부 스마트공장팀 관계자는 "제조업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는 나오고는 있다"면서 "다만 2014년~2015년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의 고용증가율이 꺽였다고 하기에는 필요한 인력을 미리 대거 뽑았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스마트공장과 관련한 고용문제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