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유미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 기간 연장 신청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선 '명분'보다 '실리'를 추구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이규철 특검보. 이형석 기자 leehs@ |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6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특검법에 규정된 14개 수사 대상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1차 수사기간은 오는 28일까지이며 기간은 1회에 한해 1달간 연장이 가능하다. 연장 신청은 1차 수사 기한 종료 3일 전인 이달 25일까지 해야한다.
이 특검보의 발언은 주요 사안에 대한 수사가 미진해 수사 기간을 연장한다는 특검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다. 특검법에는 수사기간 연장 시 "대통령에게 그 사유를 보고하고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1회에 한정해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 정지인 상태에서 이 권한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있다.
이 특검보는 황 권한대행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계획에 사실상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공식 답변을 받은 후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황 권한대행은 "압수수색이 가능한지에 대한 법령상 판단은 해당 시설의 기관장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이 해야 한다"는 뜻을 전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특검보는 "우리 입장에서는 압수수색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호실장 역시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사람"이라며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 비서실장·경호실장과 특검이 대립하는 것에 대해 적극 조치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가 판단했다"고 협조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공식답변을 기다리는 시한에 관해서는 "압수수색영장의 기한이 이달 28일까지로 돼 있으므로 그것을 고려해 적절하게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65번째 생일(2월 2일)을 하루 앞둔 1일 오후 서울광장 인근 도로에서 바라본 청와대 위로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다. 특검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다음주 중 박 대통령에 대해 대면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이와 함께 특검은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명분'보다는 '실리'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청와대 압수수색 대신 자료를 임의제출 받는 것도 가능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원하는 자료만 얻을 수 있다면 경내(압수수색이든), 경외(에서 자료를 전달받든) 상관없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보다는 실리를 중요시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지난 3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3개의 영장을 들고 청와대를 찾았으나 청와대의 거부로 5시간 만에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특검팀 입장에서는 강제 압수수색을 고집하는 게 실효성이 적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을 시도한다고 해도 청와대 측이 거부한다면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을 고려해 특검팀이 수사에 꼭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선에서 임의 제출 수용에 무게를 둔 것으로 판단된다.
대통령 대면조사 관련해서는 "구적인 시기, 방법 등에 대해서는 아직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핵심 인물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의 기소는 오는 7일 이뤄질 전망이다.
김 전 실장은 박 대통령의 지시로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을 기소하면서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서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류됐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포함해 다른 관계자들도 함께 기소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대 입시·학사비리 의혹과 관련해서 이날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을 기소할 방침을 밝혔다.
'국정농단 의혹'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에 대해서는 이번 주 내로 '뇌물수수' 혐의로 3번째 체포영장 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특검에는 김영재·박채윤 부부의 특혜의혹과 관련해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과 구속된 장시호씨, 이인성 이대 교수, 박채윤씨가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