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안희정 대통령"
안희정 충남지사가 8일 보수 성향 단체인 한반도미래재단에서 주최한 외교·안보 초청 강연회를 마친 직후 일부 인사가 외친 연호다. 이 자리엔 구천서 전 자유민주연합 의원과 탈북자들을 비롯해 보수 성향의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강연회에서 박수 세례가 15차례나 쏟아졌다. 최근 우클릭 행보를 걷고 있는 안 지사가 중도·보수층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미래재단 초청 토론회에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안 지사는 기존 야권의 외교·안보 노선과 달리 현실주의 입장을 나타냈다. 안 지사는 한미동맹 공고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현실적 찬성, 대일관계 투트랙 병행,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개성공단 재개 조건부 찬성 등을 외교·안보의 밑그림으로 제시했다. 이날 강연에서도 "70년간 유지된 (한미) 전략동맹 체제도 확실한 축으로 쥐고 가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도 야권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조건부' 찬성을 달았다.
안 지사의 행보는 중도와 보수층을 껴안겠다는 '산토끼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전통적 야권 지지층은 선명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분점하고 있어서다. 특히 모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최대 약점인 '안보관'을 파고들어 중도, 보수층을 기반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캠프의 우클릭 전략이 탄력을 받는 배경엔 보수의 몰락이 자리 잡고 있다. 범여권 후보로 분류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지율을 합해서 20% 안팎에 그친다. 9일 MBN·매일경제 의뢰로 진행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13.8%)과 바른정당(5.8%) 지지율 합 또한 19.6%에 머물렀다.
최근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이 보수정당에 실망한 중도·보수 유권자들의 지지가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내 경선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중도·보수층이 당내 완전국민경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 보기는 힘들다"며 "당내에서 새로운 세력이 규합되지 않는다면 경선 승리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