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중국이 지난 12일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을 시험발사한 다음 날 대규모 북한산 석탄에 대해 퇴짜를 놓고 북한에 돌려보내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15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반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지난해 북·중 무역액은 전년대비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외곽 지역인 동강에서 바라본 북한의 작은 포구에 무연탄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보인다.<사진=뉴시스> |
통신은 최근 중국의 북한산 석탄에 대한 통관 검사가 대폭 강화된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북한산 석탄 거부로 불만을 표시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는 지난 13일 북한산 석탄 1만6296t에 대해 수은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반송하기로 결정했다. 원저우 세관은 조만간 이 석탄을 북한 남포항으로 돌려 보낼 예정이다. 이번에 반송된 물량은 100만달러(한화 11억4100여 만원) 어치에 달한다.
문제가 된 북한산 석탄은 지난해 10월 원저우에 반입됐으며 원저우 검사검역국이 검사를 벌인 결과 최근 강화된 석탄 질량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반송 결정 시점이 지난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북한이 처음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한 바로 다음 날이라는 점에서 북한에 무언의 경고를 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은 중국으로 석탄 수출이 주요 외화 수입원인데 반송 조치를 당하는 것은 타격이 크다"며 "더구나 반송 시점이 북한 미사일 발사로 국제 사회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는 점이 주목할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에도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이 지속되자 북한산 석탄에 대한 통관을 강화해왔다.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시 차오페이뎬(曹妃甸)구는 지난해 10월 북한산 석탄에 대해 수은 기준치 초과를 이유로 두 차례 돌려 보냈다.
산둥(山東)성 옌타이(煙台)시 산하 펑라이(蓬萊)시도 북한산 석탄에 대해 5차례에 걸쳐 반송한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수은과 불소 기준치를 문제 삼아 반송된 석탄은 2만6000t 규모로 금액으로는 676만위안(11억5000만원)에 달했다.
중국은 통관 과정에서 북한산 석탄의 적재 중량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산둥성 웨이하이(威海)시 검역국은 지난해 9월 북한산 석탄이 신고 중량보다 적게 들어온 사실을 적발했다. 해당 선박에는 무연탄 3350t이 실려 있어 신고서보다 77.7t(2.3%)이 적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쑨원캉(孫文康) 중국 질검총국 감독관리사(司) 사장이 랴오닝성 단둥, 둥강(東港), 다롄(大連) 등을 찾아 북한산 석탄 등의 수입 현황을 점검하면서 직원들에게 철저한 검사를 주문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21호는 올해부터 북한의 연간 석탄 수출규모를 생산액 기준으로 4억90만달러(4720억 원) 또는 생산량 기준으로 750만t 중 낮은 것으로 제한했다.
중국이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경우 중국의 대북 석탄수입량은 현재의 40%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최근 북한의 도발로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경우 수입량은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 국제사회 제재 속에서도 지난해 북·중 교역액 7.3% 증가
앞서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 14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북·중 무역액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북·중 교역액은 약 58억2000만달러(6조6453억원)로, 전년도보다 약 7.3%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약 26억달러로 전년 대비 6.1%가량 증가했고, 수입액도 약 31억달러로 8.3% 늘었다.
특히 북·중 간 최대 교역 품목인 북한 무연탄의 대중국 수출량은 지난해 약 11억달러로 전년보다 12.5% 증가했다. 무연탄에 이어 대중 수출품목으로 의류가 2위(6억달러)에 올랐고, 3위는 철광석(2억달러)이었다.
반면, 북한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품목 중에서는 전기기기와 부품(3억달러)이 1위를 기록했으며, 보일러와 기계류(2억6000만달러)와 플라스틱(2억달러) 제품이 뒤를 이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