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 총수가 구속됐다. 삼성가(家) 총수가 구속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17년 삼성은 오너가 구속돼는 위험을 맞이했지만 삼성이 조그만 상회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이미 숱한 ‘오너 위기’를 겪은 바 있다.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은 일제강점기 삼성상회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승승장구했으나 5·16군사정변 이후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부정 축재자 1호’로 지목됐다.
이 회장은 구속 대신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국가기간 산업에 대규모 공장을 건립했고 향후 정부의 금융지원을 받으며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병철 회장은 1966년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큰 위기를 맞는다. 계획적으로 밀수를 벌여 폭리를 취했고, 정치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비료’를 나라에 바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뒤 구속을 면할 수 있었다.
이건희 회장도 잔혹사를 경험했다. 1995년 노태우 대통령의 비자금 100억원대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구속은 면했다. 이 회장은 불구속기소됐고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 외에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발행’과 삼성의 불법 대선자금 지원 ‘안기부 X파일 사건’, 1100억대 조세포탈과 불법적 경영권 승계 등으로 수사를 받았으나 구속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한차례 영장이 기각됐으나 특검은 지난 14일 이 부회장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법원은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