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이 16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부친인 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 75주년(광명성절)을 맞아 불꽃놀이와 경축무도회 등 다양한 경축행사를 진행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선 나흘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전날 밤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탄생 75주년 기념 불꽃놀이 기념행사 등을 크게 보도했다.<사진=노동신문/뉴시스> |
노동신문은 17일 "16일 저녁 김일성광장과 주체사상탑을 중심으로 한 대동강량안(기슭)은 광명성절을 맞이한 기쁨을 안고 경축의 불보라를 보기 위해 모인 각계 층 근로자, 청소년, 학생들로 흥성이고 있었다"며 "19시 경축의 축포탄들이 솟구쳐 올라 수도의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만리마시대, 사회주의강국 건설의 최전성기가 펼쳐지고 있음을 시위하듯 축포와 화광이 온 누리를 밝게 비치었다"며 "장쾌한 불보라는 또 한 분의 희세의 천출명장이신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를 당과 혁명의 진두에 높이 모시어 주체의 사회주의위업 최후 승리는 확정적이라는 철리를 깊이 새겨주었다"고 선전했다.
아울러 "광명성절의 하늘가에 터져 오른 축포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를 주체의 태양으로 높이 받들어 모시고,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굳게 뭉쳐 광명한 미래를 향해 힘차게 진군해나가는 천만군민에게 필승의 신심을 안겨주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불꽃놀이에 앞서 여맹일꾼과 여맹원들의 경축무도회를 개선문광장에서 진행하며 경축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신문은 "북극성-2형 시험발사 완전 성공의 자랑찬 비행운을 새겨주신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 최대의 영광을 드리며 참가자들은 '인민이 사랑하는 우리 령도자' 노래에 맞춰 열정적으로 춤을 추었다"면서 "'옹헤야'를 비롯한 경쾌한 노래가 연이어 울려 퍼지자 무도회장 분위기는 고조를 이루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 김정일 75주년 생일 기념 불꽃놀이 현장을 20여 분간 생중계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위원장이 광명성절을 기념해 지난 15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김정일 생일을 선전하기 위해 국가책임 일꾼들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청년학생 무도회, 외국선박선원 경축모임 등을 곳곳에서 진행했다. 김 위원장도 16일 0시를 기해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 위원장의 참배에는 북한 고위 간부들이 대거 출동했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선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다. 김정남 시신 확보를 위해 말레이시아 당국과 적극적인 외교전을 벌이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북한 주민들이 김정남의 존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피살 사건이 알려지는 것이 김정은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