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올해 초반 중국 증시가 몇년 만에 강한 랠리를 펼치고 있음에도 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및 환율 갈등 문제가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란 분석이 제기된다.
2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올해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탈(MSCI) 중국지수는 11.6% 상승했다. 이는 MSCI 신흥시장 지수가 추적하는 23개 국가 중에서 네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MSCI 중국지수 추이 <자료=MSCI> |
하지만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의 자본 유출과 부재 증가, 경제 성장 둔화를 우려하며 중국 투자를 유보하고 있다.
게다가 새로 출범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엄포하는 등 중국을 둘러싼 투자 환경은 더욱 불확실해지는 분위기다.
◆ 올해 중국 펀드서 8억달러 유출…신흥국 76억달러 유입 대조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올해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 8억15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펀드에서 76억달러 자금이 유입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많은 투자자들은 무역과 환율 정책에 대한 글로벌 긴장감이 금융 시장에 전염되면 중국 투자는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최근 정치적 판도 변화에 기존 세계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불확실성의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골드만삭스 프라이빗 웰스매니지먼트의 샤르민 모사바르 라마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은 앞으로 2~3년 동안 글로벌 경제 충격의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중국의 사회융자 증가세다. 중국 상업은행의 대출과 그림자 대출을 모두 포괄하는 사회융자총액은 지난 1월 5450억달러에 달했다.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달보다 2배 넘게 오른 것이다.
서방의 투자자들은 중국의 자본 유출 지속을 우려하면서 계속해서 발을 빼고 있다. 작년 중국 주식형 펀드의 환매 규모는 90억달러에 달했다. 재작년에는 그 규모가 212억달러였다.
지난 1월 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6년 만에 처음으로 3조달러를 밑돌아 당국의 외환 통제에도 자본 유출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 "중국 외부 충격 견딘다.. 멋진 기업 많아"
무엇보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을 향한 공격적인 행보에 불안해하고 있다. 때문에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비중은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플리펀드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대형 글로벌 신흥 시장 펀드 120개 중에서 18%만이 신흥시장 지수보다 더 많은 중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낙관하는 분위기다. 모간스탠리는 '왜 우리가 중국에 강세 전망을 하는가?'라는 보고서에서 향후 10년 간 중국 주식이 다른 신흥국 주식을 앞지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간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높은 저축률과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으로 금융 충격을 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헤지펀드인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트의 이반 바츠코프 CIO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신용 증가 추세가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평가하며 중국에 '아주 멋진' 기업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중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작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