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학교 교수가 주식 매도를 권고했다.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고, 장기 투자자라면 차익을 실현해 주식 비중을 낮춰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로버트 쉴러 교수 <출처=신화/뉴시스> |
쉴러 교수는 24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비즈니스 사이클 전반에 걸쳐 주가 밸류에이션이 매우 걱정스러운 수준”이라며 “앞으로 주식 투자의 기대 수익률은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S&P 글로벌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률(PER)이 2004년 이후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쉴러 교수가 개발한 경기 조정 주가수익률(CAPER)은 최근 28.66을 기록해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상황이다.
이 지표는 현재 주가를 과거 10년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평균 이익과 비교해 산출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표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놓고 문제를 제기하지만 쉴러 교수는 이를 근간으로 볼 때 뉴욕증시가 터무니없이 고평가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장기 투자자들이라면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증시 타이밍을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지만 과거 지표가 현 수준과 같이 높아졌을 때 장기적으로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CAPER이 당장 주가 폭락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쉴러 교수는 “CAPER이 지난 20년간 주가 고평가 신호를 보낸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더라도 이는 상당히 믿을 수 있는 지표”라며 “현 시점에 주식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담아야 할 자산일 뿐 커다란 비중을 두기에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우존스 지수는 최근 3개월 사이 9% 급등했고, 23일 기준으로 10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웠다.
S&P500 지수 역시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11% 이상 상승한 상황. 이 때문에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 증시 과열을 경고하는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이외에 최근에는 세금 인하를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주가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로버트 W.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최고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가가 불확실성의 벽을 타고 올랐다”며 “주가는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가 시행될 때까지 상승 추이를 지속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정책이 이행되는 시점에는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문에 기대 랠리를 연출한 주가가 뉴스에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선 이전인 지난해 10월 월가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올해 S&P500 기업의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121.91달러로 집계됐다.
이후 S&P500 지수는 11% 이상 치솟았지만 이익 전망치는 5센트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