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기자] 식품업계가 과자에 '카페라떼'를 입힌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 '바나나', '녹차'에 이어 이번엔 '카페라떼' 열풍이다. 다만, 짧아지는 히트상품 주기를 감안해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보다는 이미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스테디셀러 제품에 새로운 맛과 식감을 입히는 모습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페라떼 열풍에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쟈뎅과 크라운제과다. 커피전문기업 쟈뎅은 크라운제과와 손잡고 지난 14일 '죠리퐁 카페라떼'를 내놨다. 1972년에 출시된 죠리퐁은 크라운제과 대표 스테디셀러디로 다양한 연령층에게 인기를 얻은 제품.
(사진 상단 왼쪽부터) 쟈뎅과 크라운제과 '죠리퐁 카페라떼', 롯데제과 '더블딥 카페라떼 빼빼로', 해태제과 '포키 극세 카페라떼'. <사진=각사> |
쟈뎅은 30년 원두커피 노하우를 기반으로 죠리퐁과 원두커피 간 최적의 배합 비율을 분석해 죠리퐁과 부드러운 까페라떼를 한잔에 마시는 듯한 느낌을 구현했다. ‘죠리퐁 까페라떼’는 에스프레소 본연의 맛을 살린 진한 까페라떼에 죠리퐁의 고소한 곡물맛과 달콤한 카라멜맛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뒤를 이어 롯데제과는 빼빼로를 먹으면서도 카페라떼 커피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더블딥 카페라떼 빼빼로’로 이 대열에 합류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16일, 이 제품을 선보이며 빼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대표 제품 빼빼로에 크림으로 한번, 커피로 다시 한번, 총 두번 디핑(dipping)했다.
해태제과 역시 지난 22일 스틱과자 원조인 '포키'에 원두를 직접 갈아 넣은 '포키 극세 카페라테'를 출시했다. 특히 기존에 비해 두께가 40% 얇은 게 핵심이다. 같은 양이라도 느껴지는 맛과 향은 더 깊고 풍부하게 전해진다.
식품기업들이 '카페라떼' 열풍을 일으킨 배경에는 디저트나 음료로서 커피 인기가 높아지는 트렌드가 있다. '허니버터칩 열풍' 이후 식품업체들은 꾸준히 이색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과거에 비해 소비자 입맛을 급변하기 때문에 발빠른 트렌드 반영 없이는 단비가 될 ‘히트작’ 출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히트상품 인기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지난 2014년 품귀현상까지 일으켰던 '허니버터칩' 이후 후속타로 '바나나 맛'과 '녹차맛' 제품들을 잇따라 내놨다. 그러나 허니버터 열풍은 1년이상 유지됐지만,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받는 바나나와 녹차 제품들은 반짝효과에 그치는 등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무분별한 '미투(따라하기)제품' 범람으로 소비자 피로도를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이 지난해 3월, '초코파이 바나나'로 '바나나맛' 포문을 열자 롯데제과 '몽쉘', '칸쵸', 해태제과 '오예스', 국순당 '바나나맛 막걸리'까지 합류했다. 이어 오리온은 지난해 10월,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말차'를 통해 '녹차맛'을 선보였고, '초코파이', 해태 '오예스', '녹차틴틴', 롯데 '몽쉘', '빼빼로' 등이 녹차맛 대열에 합류하며 '녹차 시대'를 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바나나맛' 사례로 언제 인기가 시들해질지 모른다는 우려에 3개월만에 카페라떼 제품에 시선을 돌렸다는 관측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불안한 시국과 경기 불황으로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입맛까지 급변하고 있다"며 "10년에 한번 나올 수 있었던 '허니버터칩'과 같은 히트작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발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