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81일간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절차가 2월 27일 모두 끝났다.
국민들은 탄핵 심판정에서 쏟아져 나온 말 한마디 한마디를 숨죽이며 지켜봤다. 때론 '사이다'같은 속 시원한 말도 있었고 때론 '고구마'같이 답답한 말도 있었다. 대한민국을 울리고 때로는 웃겼던 말들을 모아봤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2월 27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주재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진검승부 해보자”..."동의"
지난해 12월 27일 탄핵심판 3차 준비기일에서 강일원 주심재판관은 국회가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아 위법해 탄핵소추를 각하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도 각하 사유가 되지 않았다”며 “절차적 판단은 제쳐두고 본안 판단으로 ‘진검 승부’를 해보자”고 건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가 동의해 다음달 3일부터 본격적인 변론이 시작됐다.
“촛불민심은 국민 민심 아냐” “왜 하필 윤석열이냐”
1월 5일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가 촛불민심은 국민의 뜻이 아니라고 발언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는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을 두고 “노무현 대통령 때 유일하게 특채로 임명된 검사”라며 “왜 하필 그런 사람을 수사팀장으로 임명하는가.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씨. 김학선 기자 |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시죠?”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최순실 씨가 1월 16일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 측 대리인이 K스포츠재단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예산에 대해 묻자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시죠? 증거있나요?”라고 되물었다. 때로는 “왜 그렇다고 보시죠?”, “억울하다”며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朴 대통령, 차명폰 있다”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엔 정호성 전 비서관이 출석해 박 대통령이 차명폰을 갖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 간 차명폰 통화가 570여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중대결심 할 수 있다”
1월 25일 박한철 전 헌재 소장의 퇴임 전 마지막 변론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는 “신청한 증인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시 이 변호사는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시기인 3월 13일 전에 심판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박한철 소장과 권성동 소추위원장의 발언이 유사하다며 ‘접촉’을 의심한 바 있다.
권성동 소추위원장은 하루 전인 1월 24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3월 9일 탄핵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 말해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의심을 샀다.
“강일원 재판관, 국회측 ‘수석대리인’”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 김학선 기자 yooksa@ |
뒤늦게 대통령 대리인단에 합류한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달 22일 16차 변론기일에서 재판부를 향한 막말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 김 변호사는 강일원 주심재판관을 향해 ‘국회측 수석대리인’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에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너무 지나치다며 언행을 삼가줄 것을 당부했지만 김 변호사는 그치지 않았다.
이어 권성동 소추위원장에게 “‘국정농단’ 말 뜻은 알고 썼느냐. 대한민국 법전 어디에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비선조직’은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며 “지금 당파 싸움 하자는거 아니냐”고 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20일 이정미 소장 대행이 변론 종료를 선언한 뒤에 진술 기회를 요구하다 거절되자 재판부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