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국내 밥솥 업계 1, 2위 업체인 쿠쿠전자와 쿠첸이 중국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조치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현지의 반한정서와 중국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로 전기압력밥솥 매출이 급감할 것을 우려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중국 현지법인인 청도복고전자유한공사와, 쿠첸은 메이디와 세운 합자회사와 현지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쿠쿠와 쿠첸은 중국 시장에 특히 공을 들여왔다. 국내 밥솥 시장은 포화상태지만 중국 밥솥 시장은 2012년부터 매년 10% 이상 늘어나고 있어서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이른바 ‘밥 문화권’ 가운데 중국 시장의 비중 역시 압도적으로 크다.
이들 업체는 중국 소비자를 잡기 위해 한류스타 모델을 기용해 TV광고를 집행하고 중국 명절인 '춘절'이나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시즌에는 판매촉진과 마케팅을 늘렸다.
쿠쿠전자의 중국 매출은 지난 2003년 진출 이후 매년 늘어나 지난해 해외 매출(2016년3분기 누적 기준 575억원) 중 중국 비중은 45%까지 올랐다. 특히 쿠첸은 오는 2018년까지 중국 밥솥 시장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중국 현지 판매 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사가는 수량도 만만찮아 유커가 크게 줄어들 경우 악영향을 받게 된다. 면세점 밥솥 매출은 유커를 비롯한 관광객 수에 따라 널을 뛰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기준 명동 전자랜드 사후면세점의 쿠쿠밥솥 매출은 지난 2014년 오픈 이후 2년만에 3배 이상 늘었다.
한국 브랜드와 연예인 등을 포함한 방송과 광고를 금지하는 '한한령'도 쿠쿠와 쿠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쿠쿠전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연기자 김수현이, 쿠첸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연인 송중기가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일부 한국기업은 한류스타 모델을 교체했지만 쿠쿠와 쿠첸은 아직 모델 교체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쿠쿠전자측은 "아직 사드 보복으로 인해 직접적 매출 타격은 없다"면서도 "중국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