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군 당국은 7일 북한이 전날 4발 이상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사거리가 1000km에 달하는 중거리미사일 '스커드-ER'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 노재천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어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스커드 개량형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준비와 도발가능성에 대하여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 탄도로켓 발사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가 탄도로케트발사훈련을 진행했다"며 "이번 탄도로케트발사훈련은 화성포병들의 핵전투부취급질서와 신속한 작전수행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전했다.<사진=노동신문/뉴시스> |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탄도미사일 발사 사진에서도 미사일의 윤곽이나 탄두부 모양이 단거리미사일 '스커드-C'의 개량형인 '스커드-ER'과 흡사했다. 군 당국이 북한이 발사한 4발의 탄도미사일 평균 비행거리가 1000km라고 밝힌 점도 스커드-ER일 가능성을 높여준다.
군사전문가인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처음 동창리만 나왔을 때는 ICBM 시험발사가 아닐까 했는데 4발을 발사했다고 하니 개인적으로 스커드-ER이나 노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신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거라면 4발씩 쏴대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교수는 발사 배경에 대해 "시험발사라기보다는 기존 미사일을 동계훈련 겸 한미 연합훈련 맞대응 차원과 개량하는 차원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혹시 이번엔 무수단을 저각으로 발사해볼 수도 있겠지만 무수단도 4발씩 쏘기가 쉽지는 않을 듯. 스커드ER이나 노동을 혼합해서 쏘았을 수도 있다. 1000km이면 원산에서 쏘면 딱 도쿄와 요코스카 7함대 기지라는 점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는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늘 오전 7시 36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 탄도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며 "비행 거리는 약 1000여 km"라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4발로 추정된다"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커드-ER'은 사거리 500㎞의 단거리미사일인 '스커드-C'의 개량형으로, 사거리가 1000㎞에 달해 중거리미사일로 분류된다. 군사전문가들은 '스커드-ER'이 스커드-C에 광학장비 등을 추가해 유도조종 기능이 향상시키고 오차반경을 줄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거리와 정밀도 면에서는 향상됐지만, 탑재 가능한 탄두 중량은 500㎏으로, 스커드-C(700㎏)보다는 작다.
북한은 스커드-ER을 2010년대 초반 실전 배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험발사한 것은 지난해 9월5일이 처음이다. 당시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을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판단했다가 최종적으로 스커드-ER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스커드(Scud)는 원래 냉전시절 구소련에 의해 개발돼 제3세계에에 판매된 탄도미사일이다. 걸프전 당시 미군 패트리엇 미사일과 함께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서방에서 개발하지 않은 모든 탄도미사일을 스커드로 부르기도 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