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두 사람의 상반된 스타일이 주목된다.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17일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지만 한 쪽은 '예측불가'이고 다른 쪽은 '실용주의'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AP/뉴시스> |
14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용적인 메르켈 총리와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맞붙는다며 이들이 어떻게 공통점을 찾을지 관심사라고 보도했다. 국제 정세를 좌우하는 두 지도자는 성격, 기질, 세계관, 정치 경험 등에서 너무나 다른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마디로 물과 기름인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조심스럽고 신중해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걸리는 동독 물리학자 출신으로,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이나 관심을 받는 것은 즐기지 않는다.
반면 부동산 재벌 트럼프 대통령은 세간의 관심을 십분 즐기고 본능에 충실해 사안마다 즉흥적이고 급하게 반응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간 두 정상이 주요 현안에서 서로 물러서지 않고 대립했기에 이번 정상회담은 더욱 관심의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은 물론이고 당선인 시절에도 독일 난민 정책을 '재앙적 실수'라고 헐뜯어 외교관례에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메르켈 총리도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테러에 맞서 단호하게 싸운다고 해도 특정한 출신 지역과 신념을 지닌 이들 모두에게 혐의를 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확신한다"고 비판한 것.
정치이념과 철학이 확연히 다른 이들은 그동안 유럽연합(EU)의 운명,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역할, 교역질서 등에 대해서도 줄곧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그동안 대립각을 세웠으나, 회동을 앞두고서는 관계에 다소 해빙 무드가 조성되고 있으며 두 정상이 마주 앉아 강하게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베를린 헤르티 스쿨의 헨릭 엔델라인(Henrik Endelein)교수는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의 트위트에 신경쓰지 않고 오직 트럼프와 정치적인 사안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지도자가 안보, 러시아, EU,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방위비 분담 증액 문제 등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