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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의 대형 정치 이벤트 관련 불확실성이 유럽 주식시장을 둘러싸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보다 유럽 증시의 전망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유럽에선 정치적 불확실성보단 펀더멘털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14일(현지시각) 금융시장에 따르면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들어 6.01%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3.65% 올랐다. 현재까지 성적표는 유럽보다 미국이 좋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기대로 상승한 뉴욕 증시에서 힘이 빠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유럽은 탄탄한 펀더멘털을 밟고 추가 강세를 펼칠 것으로 기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 미국 증시, 곳곳에서 '경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도 안정감을 보였던 뉴욕 증시에선 불안감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S&P500지수의 3개월 옵션을 통해 측정하는 공포지수는 35.6으로 지난주보다 10포인트 상승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9일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맨디 수 크레디트스위스 파생 전략가는 이 지수가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상승분을 포기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며 미국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된 것이 이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지수와 낮은 변동성이라는 우호적 여건에서 전문가들은 이제는 이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닷컴 버블을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잘 알려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시장은 너무 비싸다"면서 "시장은 사람들이 생각하거나 경제학자들이 믿게 한 것처럼 지능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시장이 틀렸다고 하지 않지만, 주식시장이 지금 변동성이 높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앞 황소상<사진=블룸버그통신> |
◆ 유럽, 정치보다 펀더멘털
올해를 맞이하면서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으로 시선을 돌렸다. 기업실적과 경제가 동시에 개선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 등 대형 정치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유럽 주식 '바이(buy)'를 외친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유로존 경제다. 유로존 경제는 지난해 2008년 이후 미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전날 보고서에서 "최근 지표는 유로존 경제가 시장 기대보다 성장 속도를 높였음을 보여준다"며 "기업 부문은 이 확장의 중심에 있으며 금융 펀더멘털은 최근 몇 년간 상당히 개선됐고 투자도 늘어났으며 일자리 증가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JP모간의 알렉스 드라이든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미국 경제매체 CNBC에 "정치적 불확실성을 지나칠 수 있다면 상당히 개선하고 있는 유로존 경제의 펀더멘털을 볼 수 있다"며 "모든 EU 국가들이 지난해 성장했으며 이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산재한 정치적 이벤트들에는 덜 주목해도 좋다는 게 유럽 주식 투자를 추천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이선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강해졌다고 주장한다. 그는 "충격이 반복됐고 투자자들은 그것에 대해 강해진 듯하다"며 "불확실성은 새로운 표준이고 사람들은 그것에 적응하는 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드라이든 전략가는 "정치적 위험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의 정치 기관들은 2차 대전 이후에 만들어졌으며 포퓰리스트들이 권력을 얻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