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민간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일본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처럼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로의 선회를 시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실시한 서베이를 종합하면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16일까지 열리는 BOJ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 및 시중금리 유도 목표, 자산매입 규모 동결이 예상된다.
기준금리의 경우 현행 마이너스 0.1%가 유지되고, 자산매입을 통한 일본국채 10년물 수익률 목표치도 제로(0%)로 기존과 같은 수준이 제시되는 동시에 연간 JGB 매입 규모는 80조엔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BOJ 회의 종료보다 반나절 앞서 미국 연준이 다시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은 개선된 국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 BOJ 역시 금리 정상화 기조로 돌아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들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내려질 통화정책 결정보다는 앞으로의 BOJ 행보에 관한 신호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대세는 테이퍼링…’언제·어떻게’가 관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블룸버그통신> |
전문가들은 일본 경기 부양을 위한 BOJ의 통화완화 정책이 무기한 계속될 수는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 경기 개선 신호들이 감지되고 유가도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이라 일본이 조만간 통화완화 종료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BOJ의 국채매입 여력이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으며, 현재의 초완화정책이 일본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솔루션이라고는 할 수 없는 만큼 결국에는 테이퍼링 결정이 나오게 될 것이란 윌리엄 페색 편집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최근 로이터가 35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르면 올해 중으로 BOJ가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로이터 서베이 응답자 35명 중 28명은 테이퍼링이 BOJ의 다음 조치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지난 1월 같은 질문에서 응답자 30명 중 12명만이 비슷한 대답을 했었고 지난달에는 15대 17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었는데 두 달 사이 전망이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BOJ가 테이퍼링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25명이 10년물 JGB 수익률 타깃을 올릴 것이라 답했고, 5명은 초과지준금에 적용하는 마이너스 0.1% 수준의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엔고가 고개를 들면 다시 완화 기조로 선회 가능성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41명의 응답자 중 38명이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내년 4월 전까지는 완화 정책이 종료될 것으로 점쳤다.
테이퍼링의 구체적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40명의 애널리스트들 중 25명이 채권매입 연간 목표 금액을 낮추거나 구로다 임기 종료 전까지 모든 목표치를 새로 설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10명의 응답자들은 채권매입 규모가 연간 70조엔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14명은 구로다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현재 제로 수준인 10년물 국채 수익률 목표치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