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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드는 카드슈랑스 불완전판매…종신을 연금처럼?

기사등록 : 2017-03-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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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위해 카드슈랑스 늘리자 불완전판매 소지도 높아져

[뉴스핌=이지현 기자] #직장인 김모씨(38)는 최근 A카드사로부터 금융상품 가입 권유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은 '사망시 고액을 보상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축 기능도 있어 살아있을 때도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참 설명을 듣던 김씨가 상품명을 정확히 묻자 그제서야 상담원은 동부생명의 '종신보험'이라고 밝혔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슈랑스(카드사에서 파는 보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할 수 있도록 설명해 판매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 것.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인 것처럼 판매하는 것은 엄연한 '불완전판매'다. 종신보험은 저축성보험에 비해 실제 적립액이나 연금 수령액이 적다. 저축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소비자에게는 맞지 않는 상품이다. 지난해 보험업계에서 보장성 보험인 종신보험을 연금 및 저축 기능까지 가능한 것처럼 안내해 민원이 증가했고, 금융당국에서는 불완전판매라며 이를 제재한 바 있다.

이번에는 보험업계가 아닌 카드업계에서 이같은 불완전판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슈랑스(카드사에서 파는 보험) 불완전판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카드사에서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인 것처럼 판매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 것.<사진=게티이미지>

카드사들은 과거 카드슈랑스 판매를 적극적으로 해 지난 2013년에는 1조6630억원까지 취급 실적이 늘어났다. 그러다 지난 2014년 카드사들이 고객들에게 상품에 대한 주요 내용을 설명하지 않아 불완전판매 논란이 제기되자 당국은 카드사들에 기관경고 등의 제재를 가했다. 결국 지난 2015년 카드슈랑스 취급 실적은 1조원 규모로 축소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카드사들에서 카드슈랑스 판매를 다시 늘리고 있는 모양새다. A카드사 역시 지난 2월부터 동부생명과 제휴를 맺고 종신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카드사들이 보험 판매를 늘리는 것은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이후 수익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카드사들이 보험 판매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카드슈랑스는 다른 보험 판매 채널보다 수수료율이 높아 수익성이 좋다.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수수료율은 통상 2~4% 수준인데 반해, 카드슈랑스는 상품에 따라 적게는 4%, 많게는 10%가 넘는 수수료를 받는다.

또 올해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카드슈랑스 25%룰(연간 보험상품 판매액 중 한개 보험회사 비중이 25%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제도)이 2019년까지 연기되면서, 일부 카드사들에서 막바지 카드슈랑스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소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는 것. 카드사들은 과거 불완전판매 논란 이후 당국이 상시 감시를 하고 있는 데다, 보험사에서도 고객과의 통화 녹취록을 점검해 불완전판매를 걸러내고 있다고 항변한다.

A카드사 관계자는 "상담원의 설명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상품 판매시 표준 스크립트가 있어 상담원이 이를 바탕으로 설명한다"면서 "또 카드사에서 고객과 통화한 뒤 보험사에서 이를 일일이 확인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됐다 할지라도 최종 계약은 승인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카드슈랑스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상시적으로 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카드사에서도 표준스크립트를 작성해 운영해야 하는 등 제한이 있기 때문에 카드슈랑스를 대폭 늘릴 수 없을 뿐 아니라, 불완전판매 소지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준스크립트 제작은 카드사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한다. 또 보험사들 역시 카드슈랑스 계약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실토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담원이 고객에게 핵심적인 보장 내용 등에 대해 설명했는지를 확인하는 해피콜은 모든 고객에게 하지만, 카드사 상담원이 고객에게 어떻게 설명을 했는지 녹취록을 듣는 것은 일부 계약에 대해서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상담원의 불충분한 설명으로 인한 불완전판매를 모두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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