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공약 돋보기] 성과연봉제 즉각 폐지…박근혜 지우기?

기사등록 : 2017-03-22 06:0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노사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 강행은 위법…자유로운 해고 위한 개악" 주장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박근혜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성과연봉제가 존폐의 기로에 들어섰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 유력 대선 주자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개악 조치라며 즉각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들 사이에서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8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출범식에 참석, "(성과평가제는) 충분한 노사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 역시 지난 16일 발표한 공공운수노조 정책협약에서 성과연봉제에 대해 '박근혜정부의 노동 개악 정책'으로 규정하며 즉각 폐지를 다짐했다.

이들 대선주자들은 먼저, 노사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과연봉제 폐지의 명분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선거캠프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사합의를 전제하지 않은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추진을 반대한다"고 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그 산하 성과연봉제 도입 대상 공공기관 119개(공기업 30개, 준정부기관 89개)가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확정지었다.

119개 공공기관 가운데 69개가 노사합의를 거쳐 이사회 의결을 마쳤고, 50개는 노사합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그러면서 현재 40개 기관에서 52개의 고소·고발 건이 나왔다.

노조 측에서 성과연봉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곳도 30개 기관이 나왔다. 그 중 21개 기관의 가처분 신청 건에 대한 결과가 나온 가운데 17건이 기각됐고, 4건은 인용됐다.

이재명 선거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제윤경 국회의원은 "노사합의 없이 대통령 한 마디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노동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23일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돌입,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아울러 이들은 성과연봉제가 효율성 제고 차원이 아니라 보다 쉬운 해고를 위한 것일 뿐이기에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보고 있다. 겉으로는 성과에 따라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동자 해고를 쉽게 하는 부당한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노동자를 인격체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부품으로 취급을 하고, 단순히 성과 유무에 따라 그 사람의 등급을 나눈다는 게 비인권적이라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성과연봉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고, 단순히 '박근혜 지우기' 차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앞서 언급한 출범식에서 "공무원 인권을 유린하는 것을 바꾸겠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평가 자체가 성과나 돈벌이 위주로 흐를 경우, 상대적로 공공성이 취약해지는 부분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효율성보다는 공공성이 더 강화되고 중요해져야 한다"며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에서 성과연봉제로 인해 실적에 치우치게 되면 공공성이 약화될 것인데, 이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절차나 내용 면에서 이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과연봉제는 당연히 폐지돼야 하고
, 더 이상 국가의 일방적 개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제윤경 의원은 "내용이 비민주적이고 절차도 위법적으로, 완전히 잘못됐다"면서 "도입 여부든 평
가 방식이든 작업장 특성에 따라 다 다를 것이므로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한 대로 하면 되는 것"
이라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과연봉제 폐지 주장이) 일리는 있다고 본다"며 "기본적으로 개인 성과와 집단 성과 중 어느 쪽을 더 강조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의 문제로, 성과연봉제가 우월한 제도라고 확인된 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계 연구 결과에서도 개인별 차등을 강조하는 시장주의형 보상제도가 성과 차등을 크게 두지 않고 공동체의 팀워크를 중시하는 조직 문화를 갖춰 가는 것보다 퍼포먼스가 더 뛰어나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부 측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일에 대해 뭐라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공공정책국 관계자는 "지금 당장 어떻게 한다는 게 아닌 이상, 별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나중에 (새정부가 출범하면) 그에 관한 업무보고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